글로벌 브랜드도 먼저 알고 찾는 ‘기술력’이 경쟁력
우정테크, 브랜드별 까다로운 요구도 맞춤형 제작으로 만족
김민혜 기자 webmaster@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6-08 06:00   수정 2022.06.08 16:32

                   ▲고속 자동 그라데이션 컬러 파우더 프레스 기계

1996년 설립된 우정테크는 세계의 유수 기업에 색조화장품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화장품 제조 설비 전문 기업이다. 2002년 백만 불 수출탑 달성을 시작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내 2017년에는 1000만 불 수출 달성에도 성공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20년 이상 색조화장품 장비 업계에서 이름을 쌓아 온 결과, 현재는 30여 개의 주요 특허를 보유한 업계의 키 플레이어 중 하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립스틱 장비나 아이섀도우·블러셔 등 파우더 프레스 장비 부문에서는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서 더 유명한 장비 전문 기업

우정테크는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코로나 발생 이전까지는 수출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할만큼 해외 비중이 높은 편이기도 했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기보다, 다양한 국가·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선택을 받아 왔다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7년간 장비를 공급해온 업체는 약 300개사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코스맥스·한국콜마·한국화장품·CNC인터내셔널·코디 등과 협업하고 있고, 아모레퍼시픽에도 다수의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디올 뷰티·로레알 등에 장비를 공급했으며, 샤넬 뷰티와도 공급 논의가 진행 중이다. 색연필 등 펜슬류로 오랜 역사를 가진 독일 브랜드 슈완(Schwan Stabilo)에 펜슬 장비를 납품하고 있으며, 콜마의 미국·일본 공장으로도 장비를 수출했다. 멕시코 ㄱ콜롬비아 등 남미 지역에서도 오더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색조 화장품 장비를 주력해 제작해 왔으나,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기초화장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클렌징 밤 등 콜드필 장비의 주문도 증가하고 있어 커버리지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설립 전 독일·일본 등 해외에서 색조화장품 장비를 수입하는 일을 한 경험이 있다는 우정테크 최동필 대표는 관련 제품을 수입하다보니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들어 수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장비 국산화를 통해 수출에도 일조하고, 프라이드를 높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최 대표의 꿈은 현실이 됐다. “세계의 유명 기업들이 OEM을 맡기는 게 아니라 장비를 사가게 하겠다”는 목표가 이루어진 것이다.

고객사 요구 무엇이든 맞춤제작

우정테크 영업부 김정찬 이사는 “각 고객사로 보낸 장비 중 완전히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고객사 요청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개성과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뷰티 브랜드 역시 ‘유니크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본인들만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장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용물이 점점 화려해지고 있는 동시에 발림성이 강조되는 점도 최근 뷰티 제품의 트렌드인 것 같다고 김 이사는 분석했다. 대다수의 색조화장품이 펄을 포함해 구성되며, 부드럽게 발리면서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젤리 제형 등을 선호하기도 한다.

최근 뷰티 브랜드 신제품 출시 경향 중 가장 치열한 부분은 바로 제형 부문이다. 그만큼 각 브랜드의 연구소에서는 경쟁적으로 새로운 제형의 제품을 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생산 가능성 보다는 일단 발림성이 우수하고 효능이 좋은 특수 소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을 진행하는 경향이 강한데, 개발된 내용을 상품화 하는 것은 장비의 구현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사한 제형이라도 디테일에 따라 구현이 어려운 경우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기술 개발을 통해서라도 고객사의 요청을 맞추겠다는 것이 우정테크의 목표다. 장비의 한계에 제품을 맞추도록 하기 보다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제형에 장비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자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고객사에 신뢰를 구축하면 리오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래 먹거리는 로봇 기술과 자동화

우정테크가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또 한 가지는 로봇화다. 화장품 제조 과정에서는 용기 공급 등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데, 우정테크는 최근 2개의 평행한 회전 관절이 있는 로봇인 스카라(SCARA, Selective Compliance Assembly Robot Arm) 로봇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봇 움직임의 한계로 기존의 기계는 1분에 15개 수준의 처리속도를 보였으나, 최신 모델은 이를 35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지속적 개선 및 개발이 필요하겠지만 제조업의 미래는 로봇에 있다는 것이 우정테크 측 견해다. 현재 로봇은 대부분 포장 라인에 적용되고 있는데, 인력난 해소 측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수도권 쪽은 덜하지만 지방 공장의 경우 직원 고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동시에 제품의 공정 또한 복잡해지고 있어 인력 투입을 통해 제품 수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다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10색 섀도우 팔레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20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이렇게 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

김정찬 이사는 현재 코스맥스와 협력해 트래킹 비전 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움직이는 대상을 따라가야 하다 보니 복잡한 기술이지만 현재 제작 중인 4구 장비를 시작으로 더욱 복잡한 과정도 처리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술적 아이디어 뱅크 되겠다

우정테크의 궁극적 목표가 세계 1위 기업은 아니다. 최동필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기술 측면으로는 ‘코리안 테크놀로지’를 상당히 인정받은 것 같다”면서도 여전히 끊임없이 설계도를 그린다. 화장품 장비 제조 업계의 기술적인 '아이디어 뱅크'가 되겠다는 목표에 더욱 다가서기 위해서다. 우정테크는 목표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특허를 확보하고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등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장비 제조 기업이지만 제품(화장품)을 제조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정테크의 모토다. 그만큼 깔끔하게 관리된 환경에서 설비가 제조되고 있기도 하다. 우정테크 측은 신선하고 완벽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정테크 최동필 대표 “잘하는 것 더 잘하게… 국가적 지원 절실”

“코로나 이후로도 글로벌 시장 상황이 녹록치는 않을 겁니다.”

화장품 장비 제조 전문기업 우정테크의 최동필 대표는 국내 뷰티 브랜드의 해외 시장 개척 전망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을 밝혔다. 대다수 브랜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정치·사회적 이슈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일부 저임금 국가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뷰티에는 여전히 충분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게 최 대표의 견해다. 뛰어난 기술력에 특유의 감각이 더해지면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 대표는 “우리 민족은 대대로 가무(歌舞)에 능했다”며 “이와 관련해 패션·뷰티 측면으로도 타고난 측면이 있다. 해외에 나가 보면 한국인들이 전반적으로 옷도 잘 입고 꾸밀 줄 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만큼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최동필 대표는 국내 브랜드의 활발한 글로벌라이징을 위해서는 현지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업 차원의 노력과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의 경우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현지인 매니지먼트 등을 통해 공장을 잘 관리하고, 인근의 협력 업체 등과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등 릴레이션십 기반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뷰티 산업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도록 하는 기초 연구 지원 등 국가적 지원도 산업 발전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컬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늘려 잘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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