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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 HSBC가 일라이 릴리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기대에 대한 재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구용 GLP-1 계열 치료제 출시를 둘러싼 과도한 기대감과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HSB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릴리의 투자의견을 ‘보유(hold)’에서 ‘축소(reduce)’로 낮췄다. 해당 의견 변경 이후 릴리 주가는 단기간에 7% 이상 하락하며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 라제시 쿠마르(Rajesh Kumar)는 비만 치료제 시장 내 가격 압박과 경쟁 심화를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시장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경구용 GLP-1 치료제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해당 치료제가 출시 첫해 약 11억~1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실제 처방 지속성과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주사제 대비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혔다.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경구 제형의 특성상 환자 복약 지속성이 낮아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 속도가 실제와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존 주사형 GLP-1 치료제와 비교해 실제 시장 침투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가격 전략 변화가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릴리가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노보 노디스크가 GLP-1 계열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시장 가격 구조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제네릭 진입에 따른 가격 붕괴 가능성도 언급됐다. 특히 인도에서는 이미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제품의 복제약 출시가 시작되며 글로벌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시장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기관 간 시각 차이가 확인된다. 현재 컨센서스는 2032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를 약 15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나, HSBC는 이를 800억~1200억 달러 수준으로 낮게 제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 대비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수치다.
또한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간 매출 가이던스 차이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릴리는 2026년 매출이 약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같은 기간 5~13%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동일 시장 내 주요 기업 간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해석이 분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이 릴리의 고성장을 전제로 한 낙관적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는 반면, 노보 노디스크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비관적인 시각이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 기업이 동일한 시장 구조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인식 차이는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HSBC는 이번 산업 분석에서 주요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투자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애브비, 암젠, 바이엘, 존슨앤드존슨, MSD, 화이자, 로슈, 사노피는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바이오젠과 노바티스는 ‘축소’ 의견이 유지됐으며, BMS, 길리어드 사이언스, 노보 노디스크는 ‘보유’ 의견이 유지됐다.
이번 보고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기존 인식에 대해 구조적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격 경쟁, 제형별 차이, 제네릭 진입 등 복합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향후 시장 성장 경로는 보다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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