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
“초고령사회의 ‘필수 방어전’…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값지다”

최윤수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3 06:00   수정 2025.09.03 09:10

초고령사회의 필수 방어전…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값지다” 

 

운영경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 ©약업신문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 문턱을 넘어서면서대상포진이 노년층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질환으로 급부상했다. 2023년 국내 요양급여비용은 1조 원을 웃돌았고환자 세 명 중 두 명은 50세 이상이었다여기에 당뇨·심혈관질환·암 등 만성질환자가 늘면서면역저하 상태에서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2~3배 높다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면역저하군의 연간 대상포진 발병률은 인구 1000명당 23.4명으로 집계됐는데이는 동일 연령 일반 집단의 네 배에 달한다.

사회경제적 부담 역시 가볍지 않다면역저하군이 대상포진을 앓으면 1년간 직접의료비가 환자당 평균 475만 원으로대상포진이 없는 환자보다 97만 원 이상 추가 지출이 생긴다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 동반되면 간병·정신건강·생산성 손실비가 치솟아 전체 의료·사회적 비용이 1.5배로 불어난다.

백신 접종이 가져올 파급 효과는 상상을 뛰어넘는다영국 경제보건연구소(OHE)는 성인 4대 백신(대상포진 · 폐렴구균 · 독감 · 백일해)이 투입 대비 19의 사회적 편익을 창출한다고 분석했다최근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치매 위험까지 줄여준다는 역학 연구도 연달아 발표돼(18%~20% 감소), 학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를 직접 만나 대상포진의 진단과 치료예방 백신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Q. 대상포진은 어떤 질환이며주요 증상은 무엇인가?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걸린 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활성화되어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가려움과 통증이어서 나타나는 수포성 발진이다보통 한쪽 몸의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심한 경우 전신에 퍼지거나 내장 기관에 침범하여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뇌혈관을 침범할 경우 뇌졸중과 같은 신경학적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또한 면역력이 극도로 저하된 경우 피부 증상 없이 내장 기관에서만 감염이 발생하여 진단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그러므로 초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최근 대상포진 환자가 젊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실제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시는 변화가 있나?

 

실제로 최근 젊은 층에서도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한 경향이 있다다만 이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의료기관 방문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로도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으며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젊은 연령층의 환자들이 과거보다 더 자주 내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생활습관의 변화와 스트레스 증가과도한 업무 환경 등이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추정된다젊은 층에서도 예방적 차원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Q. 대상포진의 치료와 한계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대상포진은 발병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효과적이다. 72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면 치료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현재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신경통이 발생하면 진통제를 사용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시행하지만이는 일시적인 방법에 불과하다환자에 따라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극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다따라서 초기부터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수적이며예방 접종을 통해 대상포진 발병 자체를 차단하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다.

 

Q. 고령면역저하만성질환 등 대상포진 발생 위험 요인 중 임상 현장에서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요인은 무엇이며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가장 큰 문제다

신경통은 극심한 통증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장기간 지속되면 사회 경제적인 활동에도 큰 지장을 준다특히 고령층이나 면역 저하자만성질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합병증 발생률도 현저히 증가하게 된다이러한 그룹에서는 통증 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합병증 발생 시 치료도 매우 까다롭다따라서 고위험군에서는 예방과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 지원이 필수적이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 환자의 삶의 질과 사회경제적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심각한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적 활동을 어렵게 만들며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된다통증으로 인해 수면 장애우울증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환자의 생산성 저하치료비용 증가 등 사회경제적 비용도 상당하며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사회적 관점에서도 대상포진 예방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보건경제적 문제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Q. 예방백신이 보여준 예방 효능과 지속 기간중장기 안전성 데이터에서 임상적으로 가장 주목할 핵심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싱그릭스는 기존 생백신과 달리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97.2%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으며접종 후 10년 동안 89%의 예방 효과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역 지속성 연구 결과 최대 20년 이상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장기 예방에 효과적이며 안전성도 우수한 백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면역 저하자나 만성 질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그룹에서 높은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여접종 대상 확대와 보다 포괄적인 예방 전략의 기반을 마련했다.

 

Q. 생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유전자재조합 백신인 싱그릭스의 추가 접종이 필요한가임상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권장하고 있나?

 

생백신은 접종 후 약 5년이 지나면 면역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따라서 생백신 접종 후 일정 기간(일반적으로 5)이 경과한 사람들에게는 추가로 싱그릭스를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고령자나 면역 저하자를 중심으로 추가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재접종 후 예방 효과의 유지가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이런 점에서 생백신을 맞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환자들에게 싱그릭스의 추가 접종을 적극 권장하는 추세다.

 

Q.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 필수예방접종(NIP) 도입은 초고령화 사회인 한국에서 어떤 의미와 효과를 가지게 된다고 보시는지?

 

초고령화 사회에서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 필수예방접종 도입은 의료비 절감삶의 질 향상사회적 비용 감소 등의 다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선진국 사례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NIP 도입을 통해 예방 접종률을 높이고 대상포진 발생률을 감소시켜 개인적사회적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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