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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의약품의 품목과 판매처를 확대하기에 앞서 현행 판매제도의 안전관리 실태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더라도 소비자가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하게 의약품을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소비자시민모임(회장 문미란)과 지난 3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의약품 접근성과 안전사용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약사회는 심야·공휴일 의약품 구매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안전상비약 품목이나 판매처 확대에 앞서 정부 차원의 운영 실태 조사와 검증, 판매업소 안전관리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로는 미래소비자행동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실태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 1033곳 가운데 97.2%에서 판매 준수사항 위반이 확인됐다. 동일 품목을 한 번에 2개 이상 판매한 비율도 56.1%에 달했다.
소비자의 의약품 선택과 복용 과정에서 약사 상담이 갖는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한약사회가 제시한 2026년 일반의약품 소비자 이용실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8.4%가 의약품 선택에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해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41.0%였다.
반면 약사의 설명을 들은 소비자 중 54.0%는 실제 복용 행동에 변화가 있었다. 대한약사회는 이를 토대로 의약품 접근성 개선이 판매 품목과 판매처 확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일반의약품이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과 혼재돼 광고되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의약품이 일반 소비재처럼 인식되고, 전문가의 복약지도 없이 선택·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는 공공심야약국 확대와 보건의료취약지 공공약국 설치가 제시됐다.
대한약사회는 소비자 조사에서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공공심야약국 확대를 선택한 응답자가 40.6%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선택한 응답자(10.8%)보다 약 4배 많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 관리 강화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의약품 포장·표시 및 명칭 개선 △공공심야약국 확대 △의료취약지 공공약국 설치 △의약품 안전사용 연구·캠페인 등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대한약사회는 "국민이 필요한 시간에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함께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민이 의약품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에는 소비자시민모임 문미란 회장과 윤명 사무총장,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 박춘배 부회장, 유성호 대외협력본부장, 노수진 홍보이사, 장보현 정책이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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