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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입소문과 온라인 후기, 과장된 마케팅 경쟁으로 흐르는 가운데 약사들이 직접 논문을 검토하고 근거를 검증해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 있다. 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 기업 팜뉴트리션이다.
2015년 약사 대상 학술강의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제품 판매보다 '근거 중심(Evidence-based)'이라는 철학을 앞세워 약사 교육과 상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난임 환자 대상 영양교육과 AI 기반 상담 시스템까지 영역을 넓히며 단순 건강기능식품 기업을 넘어 '약사 전문성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양창수 팜뉴트리션 이사(약사)는 "회사의 출발은 제품이 아니라 강의였다"며 "신입 약사들을 대상으로 임상과 영양학을 교육하던 과정에서 '국내에 아직 없는 이런 성분을 제품으로 만들 수 없겠느냐'는 현장의 요청이 이어졌고, 그 요구가 지금의 팜뉴트리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논문도 다 같은 논문이 아니다"…효과 크기까지 검증
팜뉴트리션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근거'다.
현장에서 요구가 있었다고 곧바로 제품화하지 않는다. 먼저 무작위대조시험(RCT)과 메타분석 등 관련 논문을 직접 검토하고 연구 설계와 신뢰도를 평가한 뒤, 통계적 유의성뿐 아니라 환자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효과인지까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양 이사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해서 모두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임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효과 크기(Effect Size)가 충분한지까지 확인한 뒤 제품 개발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넘쳐난다"며 "학술약사들이 논문을 직접 읽고 신뢰도를 평가해 진짜 도움이 되는 성분만 선별하려는 것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발된 제품은 약국 전용 브랜드 '더 파르마(THE PHARMA)'와 키즈 브랜드 '파파 파르마'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
"제품보다 교육"…약사 상담이 경쟁력
팜뉴트리션은 제품보다 교육을 먼저 이야기한다.
각 제품마다 수십 페이지 분량의 강의록을 제작하고, 성분별 근거 수준과 용량, 연구 설계, 주의사항 등을 정리해 회원 약사들을 교육한다. 이를 통해 약사가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환자를 상담하고, 상담을 통해 환자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양 이사는 "환자에게 단순히 '좋은 성분이니 드세요'라고 권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필요한지, 어떤 근거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약사의 전문성"이라며 "환자가 효과를 경험하면 다시 약국을 찾게 되고, 이는 환자의 건강과 약국 경영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은 유통 정책에도 반영된다.
팜뉴트리션은 충분한 상담이 어려운 창고형·난매형 약국이나 온라인 판매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회원 약국에서도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면 자격을 박탈할 정도로 상담 원칙을 엄격하게 운영한다. 현재 약 2000명의 회원과 1500여 개 회원약국이 활동하고 있다.
양 이사는 "약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상담"이라며 "환자가 어디서 들은 정보만 믿고 제품을 구매하는 문화가 확산되면 약사의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임 교육·AI 상담…"근거를 환자에게 직접 전달"
최근에는 약국을 넘어 일반 소비자에게 근거 기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활동도 시작했다.
지난 3월 한국난임가족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서울시 난임부부 건강관리지원 사업과 연계해 코엔자임Q10 제품을 지원하는 동시에 학술약사가 직접 난임 영양요법을 교육하고 있다.
양 이사는 "난임 부부들은 맘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영양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에 무분별하게 시도하기보다 근거가 확인된 영양요법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약사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한 AI 상담 시스템도 개발했다.
약 7개월간 개발한 AI 에이전트는 회사가 축적한 강의록과 임상 데이터를 학습해 약사들이 성분별 근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처방전을 기반으로 약물에 의해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소와 상담 포인트까지 제안하는 기능도 담았다.
양 이사는 "결국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 중심 상담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약사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제품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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