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링, 항암제·HRT·조영제 주력체제로 개편
피부과 치료제 부문은 분사가능성 시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6-16 17:55   수정 2004.06.16 17:58
독일 쉐링AG社가 15일 900명 안팎의 재직인력을 추가로 감원하고, 총 24곳에 달하는 생산공장 중 절반을 폐쇄하는 내용의 구조재편案을 공개했다.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호르몬 대체요법제 메이커인 쉐링은 이에 앞서 1,100명 규모의 감원案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쉐링측은 또 오는 10월부터 피부과 치료제 부문을 별도의 독립된 회사로 분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사했다. 피부과 치료제 부문은 지난해 2억 유로의 매출을 올려 그룹 전체 실적 가운데 4% 정도를 점유하는데 그친 바 있다.

쉐링측이 이처럼 대대적인 구조재편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좀 더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문 위주로 체제를 재정비하는데 목적을 둔 것이다.

현재도 쉐링은 다발성 경화증과 파킨슨병 부문을 제외한 심혈관계 및 중추신경계 질환 관련 R&D 부문을 정리하고 있는 상태이다.

구조재편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쉐링은 항암제, 호르몬 대체요법제, 진단용 조영제 등의 분야에 집중하는 체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쉐링AG의 후베르투스 에를렌 회장은 "두자릿수 매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항암제 분야가 우리의 주요 사업부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4.2%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을 오는 2006년에는 18%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06년도에 이르면 2억 유로(2억4,200만 달러) 안팎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에도 쉐링이 여전히 경쟁사들에 비하면 수익성이 낮은 편에 머물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쉐링의 영업이익률은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평균 25% 정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수익성이 낮은 품목들이 대다수인 데다 1인당 생산성도 업계 평균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

잘. 오펜하임 증권社의 페터 듀엘만 애널리스트는 "독일정부가 의료개혁을 진행 중에 있는 어려운 환경에서 쉐링이 구조조정을 착수하고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지만,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베타세론'(Betaseron)과 피임제 '야스민'(Yasmin) 등이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베타세론'은 현재 쉐링의 간판품목이지만, 미국시장에서 첨예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듀엘만 애널리스트는 '야스민'의 경우 10억 유로(12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초 '야스민'이 최대 6억 유로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었다.

한편 골드만 삭스사社는 "쉐링측이 피부과 치료제 부문을 매각할 경우 5억 유로 정도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비해 SEB 투자증권社의 안드레아스 가르트너 애널리스트는 "완전히 관계를 단절하기 보다는 제휴 파트너의 형태를 택할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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