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피임제 복용 체중증가와 무관"
관련 연구사례들 인과성 찾기에 함량미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2-02 18:46   수정 2004.02.03 00:00
지난 1960년대에 경구용 피임제가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로 상당수의 여성들은 이 약물이 체중증가를 유발했다며 불평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령 피임제를 복용한 이후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비키니 또는 청바지를 착용하기가 꺼려진다는 불만 등이 그것.

실제로 최근 수행되었던 한 대규모 조사결과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이 경구용 피임정제의 복용을 중단하는 주된 사유가 체중증가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 같은 항간의 인식과는 달리 피임제가 여성들의 체중증가에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믿음은 별다른 근거가 없는 낭설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과 네덜란드의 한 공동연구팀에 의해 공개됐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州에 소재한 연구단지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esearch Triangle Park)에 있는 국제가족건강기구(FHI)와 네덜란드 라이덴大 공동연구팀은 지난달 30일 발간된 '산부인과학'誌 2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복합 호르몬형 피임제를 복용했던 여성들 가운데 체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추정을 입증할만한 근거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HI의 마리아 갈로 박사가 총괄한 이 연구팀은 美 국제개발처(AID)와 美 국립아동건강인간개발연구소(NICHHD) 등의 지원으로 피임정제 또는 패치제를 사용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바 있는 총 42건의 관련시험 자료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42건의 관련시험들 가운데 직접적으로 피임정제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한 여성들을 비교평가한 사례는 3건이었다.

그러나 이들 시험사례들 가운데 피임정제 복용群의 체중증가 정도가 플라시보 복용群을 눈에 띄게 두드러졌던 케이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연구사례들도 구체적인 피험자 숫자 등을 언급하지 않았거나, 체중증가가 나타난 피험자 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등 결격사항들이 많아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갈로 박사는 "호르몬형 피임정제를 사용한 여성들에게서 체중증가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던 연구사례는 한건에 불과했던 데다 그나마 일부에서만 그 같은 영향이 나타났고,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피임제의 체중증가 부작용을 뒷받침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

가령 호르몬형 피임제가 체중증가를 유발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피임제의 복용 유무와 무관하게 나이가 듦에 따라 살이 찌게 마련이므로 인과성(因果性)을 찾기에는 함량미달이라는 것이 갈로 박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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