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보플록사신, 다제내성 결핵 예방에 효과적”
두 시험서 1일 1회 복용群 감염률 56% 및 45% ↓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1-24 11:11   

경구용 항생제 레보플록사신(상품명 ‘레바킨’)을 1일 1회 6개월 동안 복용한 소아 및 성인들의 경우 다제내성(MDR) 결핵에 감염될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요지의 연구결과 2건이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는 15~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폐암 연합 세계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두 시험례들 가운데 하나인 ‘TB-CHAMP 시험’은 결핵과 다제내성 결핵이 다빈도로 발생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기관 5곳에서 스텔렌보쉬대학 및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임상연구부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시험에는 가정 내에서 성인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에 노출된 922명의 소아 및 청소년들이 피험자로 참여했다.

시험에서 레보플록사신을 복용한 피험자 그룹의 경우 다제내성 결핵 발생 위험성이 56% 감소했음이 눈에 띄었다.

1년이 경과한 후 분석했을 때 레보플록사신을 복용한 그룹의 경우 5명(1.1%)에서 결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플라시보 대조그룹에서는 12명(2.6%)에서 결핵 감염이 확인되었던 것.

이와 함께 시험에서 부작용이 수반된 비율은 매우 낮게 나타나 안전성이 입증됐다.

피험자들 가운데 관절통과 건염(腱炎)이 매우 드물게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관절통과 건염은 이전부터 레보플록사신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작용들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시험례인 ‘VQUIN 시험’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州 시드니에 소재한 울콕 의학연구소와 시드니대학 연구팀이 베트남 10개 도(道)에서 주로 성인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시험에는 가정 내에서 다제내성 결핵 환자와 동거하는 2,041명의 성인 및 소아들이 피험자로 참여했는데, 이 중 레보플록사신을 복용한 피험자 그룹의 경우 다제내성 결핵 발생률이 4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두 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는 유니버티시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추가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레보플록사신은 소아 및 성인들에게서 결핵을 예방하는 효과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 안전성 또한 대동소이했다.

결핵은 매년 세계 각국에서 50만여건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사용 중인 다양한 항생제들에 내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제내성 결핵의 경우 치료하기가 한층 더 복잡한 데다 치유가 어려워 가정 뿐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체에도 높은 비용부담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일까? 결핵은 5세 미만의 소아들에게서 여전히 주요한 사망원인의 하나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소아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전체의 10~15% 정도만이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가장 소외된 환자그룹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에 따르면 약물 감수성 결핵을 예방하는 데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가운데서도 다제내성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대안은 제한적인 데다 지금까지 피험자 무작위 분류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던 전례마저 부재한 상황이다.

‘TB-CHAMP 시험’과 ‘V-QUIN 시험’을 진행한 연구팀들은 시험결과가 도출되기 이전부터 통합적인 분석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했다.

분석작업을 진행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베키 터너 교수와 이언 화이트 교수에 따르면 두 시험에서 레보플록사신은 다제내성 결핵 감염 위험성을 60%까지 감소시켜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회는 다음달 다제내성 결핵 예방과 관련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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