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못할 카드 빚으로 인해 고민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한번쯤 관심을 기울여 볼만한 대목이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들이 억제할 수 없는 쇼핑중독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
美 스탠퍼드大 의대 로린 코란 박사팀은 '일반정신의학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SSRI系 항우울제의 일종인 씨탈로프람(citalopram)이 쇼핑중독자들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씨탈로프람은 '씨프라밀'(Cipramil) 또는 '씨프라렉스'(Cipralex) 등의 이름으로 발매되고 있다.
코란 박사팀은 24명의 쇼핑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피험자들 가운데 한명은 볼트·너트를 돌리는데 쓰이는 공구인 렌치를 2,000개 이상이나 구입했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카메라를 55개나 소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또 최소한 10년 이상이나 쇼핑중독 증상을 보여 왔으며, 이로 인해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7주 동안 씨탈로프람을 복용토록 했다.
그 결과 전체의 3분의 2 정도에서 증상이 상당히(much) 또는 확실히(very much) 개선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피험자들을 무작위로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9주 동안 한 그룹에는 씨탈로프람을, 다른 한 그룹에는 플라시보 정제를 복용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피험자들에게는 복용하는 약물의 이름이 고지되지 않았다.
그 결과 플라시보 복용群에 속한 8명 중 5명에서 증상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씨탈로프람을 계속 복용한 7명의 경우 전원이 쇼핑에 대한 흥미를 아예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의 쇼핑사이트를 돌아다니거나, TV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면서 무언가 물건을 구매해야 직성이 풀리던 습관이 사라졌다는 것.
이 같은 효능에 대해 연구를 총괄했던 코란 박사 자신도 놀라움을 표시했을 정도다.
그는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쇼핑중독으로 고통받아 온 이들이 증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역시 SSRI系에 속하는 항우울제들인 '셀렉사'(Celexa)와 '렉사프로'(Lexapro)를 발매하고 있는 포레스트 래보라토리스社(Forest)도 이들 약물이 쇼핑중독 증상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임을 입증하기 위해 스탠퍼드大 연구팀이 진행 중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화이자社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일라이 릴리社 등 현재 SSRI系 항우울제들을 발매 중인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해당약물들의 적응증에 우울증, 강박성 장애, 사회공포증 등을 속속 추가해 왔다.
그러나 뉴욕大 의대의 정신의학과 교수 노먼 수스먼 박사는 "포레스트측이 항우울제의 쇼핑중독 완화효과를 밝히기 위한 일련의 연구를 진행해 왔으나, SSRI系 약물들이 그 같은 효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는데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의를 표시했다.
반면 코란 박사는 "SSRI系 항우울제들이 쇼핑중독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나타나는 효과는 확실한(pronounced) 것으로 사료된다"고 강조했다. 10년 이상 쇼핑중독으로 고통받아 왔던 이들에게서 SSRI系 약물들이 나타내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이전까지 목격하지 못했던 수준의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