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프렉사' 신경성 식욕부진 치료제로 각광
체중증가 지나친 공포감 감소시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7-04 19:01   수정 2003.07.05 16:14
'Yesterday once more', 'Top of the world' 등 주옥같은 명곡을 남긴 카펜터스의 카렌 카펜터가 더 이상 우리들에게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한 채 일찍 눈을 감았던 것은 거식증 때문이었다.

젊은 캐나다 여성 이본 양도 체중증가에 대한 극심한 공포감과 날씬해지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평소 블랙커피와 지방분을 뺀 탈지유 몇 잔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다. 심지어 "제게 음식물은 필요없어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을 정도.

지난해 심한 영양실조와 탈수현상으로 입원했던 그녀에게 의사는 "조금만 늦었더라면 염라대왕님 앞에 불려갈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美 식이장애협회(NEDA)에 따르면 오늘날 전체 미국여성들의 0.5~1% 정도가 심한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고 있고, 이들 중 5~20% 가량이 신경성 식욕부진으로 고생하다 끝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정신분열증·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자이프렉사'(올란자핀)가 체중증가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을 잠재워 줄 약물로 각광받고 있다.

캐나다 이스턴 온타리오 아동병원의 웬디 스페티그 박사는 "물론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15명의 신경성 식욕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실험을 진행한 결과 매우 고무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州 밴쿠버에 있는 聖 바울병원의 레이어드 버밍엄 박사도 "비록 모든 식욕부진 환자들에게 효과적이지는 못하겠지만, '자이프렉사'가 체중증가에 대한 공포감을 상당정도 감소시킬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자이프렉사'를 복용했던 이본 양은 이제 딱 보기 좋을 만큼 살이 올랐고, 건강도 상당히 호전됐다. 그녀는 "괜한 공포감이 99.9%까지 사라졌다"며 "요즘은 2년여만에 처음으로 하루 세끼 식사를 챙겨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갈수록 많은 수의 의사들이 식욕부진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자이프렉사'를 사용하는 요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네브라스카州에 있는 오마하 아동병원의 메이 소콜 박사는 "지나칠 정도로 젓가락 몸매를 원하는 식욕부진 환자들에게 '자이프렉사'가 괄목할만한 효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자이프렉사'가 체중증가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을 눈에 띄게 감소시키고, 정상적인 수준으로 체중을 되돌려 놓음에 따라 한달여 만에 복용을 중단토록 할 수 있었다는 것.

소콜 박사는 또 "일부 환자들의 경우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거나, 하루에 200~300칼로리 정도를 섭취하고도 너무 많이 먹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적절한 약물치료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美 테네시州 내시빌 식욕장애 클리닉의 오비디오 버뮤데즈 박사는 '자이프렉사'의 효능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여자들에게서 체중증가, 구갈, 변비, 간 기능변화 등이 수반될 수 있다는 것.

캘리포니아大 의대의 바튼 J. 블린더 교수(정신의학)도 "식욕부진 환자들이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체중증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문구를 접하게 될 경우 아예 복용을 꺼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완연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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