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뇌종양을 치유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콧물과 재치기 등을 유발하는 주범인 아데노바이러스를 변형한 결과 항암활성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美 국립암연구소(NCI)가 내년 초 변형 아데노바이러스의 항암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美 콜로라도大 부속병원의 케빈 릴레하이(신경종양학) 교수는 이에 대해 "변형 아데노바이러스 투여법이 악성교종(惡性膠腫)을 유발시킨 마우스들을 치유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며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악성교종은 성인과 소아에게 모두 나타나는 암의 일종으로 지금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개발되어 나오지 못했던 형편이다.
학계에서는 그 동안 암세포들의 '아킬레스 건'으로 망막모세포종 단백질에 주목해 왔다.
이 망막모세포종 단백질은 정상적인 세포 내부에 있을 경우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작용을 나타내는 반면 결핍되면 세포들을 비정상적인 속도로 증식시켜 종양의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이와 관련, 텍사스大 앤더슨 암연구소의 후앙 후에요·칸델라리아 고메즈-만자노 박사 연구팀은 수 년전 자가복제를 거듭하면서 망막모세포종 단백질이 결핍된 세포들을 괴사시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형성시키는데 성공하고, '델타-24'로 명명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연구팀은 모든 종양세포들이 델타-24의 유입을 가능케 하는 수용체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문제점에 직면했었다.
이에 연구팀은 앨라배마大 연구팀과의 제휴를 통해 변형 아데노바이러스인 '델타-24-RGD'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델타-24-RGD는 모든 암세포들에 유입될 수 있도록 개량한 상태의 바이러스.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7일자 '국립암연구소誌'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델타-24-RGD를 악성교종이 발생한 마우스들의 뇌 부위에 직접 투여한 후 이를 델타-24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한 마우스들과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플라시보를 투여한 마우스들은 19일 동안 생존했던 반면 델타-24를 투여한 마우스들의 경우 15%가 시험종료 시점까지 생존했을 뿐 아니라 종양이 치유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델타-24-RGD를 투여했던 마우스들의 경우 무려 60%가 100일 동안 생존했으며, 따라서 종양이 완전히 치유된 것으로 사료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푸에요 박사는 "이에 델타-24-RGD를 투여한 마우스들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한 결과 종양이 발생한 부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릴레하이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아직 초기단계 수준의 것에 불과하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예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해 항체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마우스에게서 도출된 결과가 그대로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또 이 치료법이 악성교종 이외의 다른 암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