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약물치료 소홀 "심각"
중증환자들의 30~60%가 사실상 방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5-09 19:26   
전체 인구 중 최대 29%가 우울증·불안증 등 각종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데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증상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불구, 중증환자들의 3분의 1 내지 3분의 2 가량이 아무런 치료를 행하지 않은 채 병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美 하버드大 로날드 C. 케슬러 박사팀은 '헬스 어페어'誌(Health Affair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칠레에서 총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처럼 예기치 못했던 높은 통계치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을 근거로 면접자들의 정신질환 유무를 진단했다.

그 결과 칠레의 경우 조사대상자들의 17%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어 최소치를 보인 반면 미국은 29%로 가장 높은 통계치를 나타냈다.

케슬러 박사는 "물론 대부분의 환자들은 경미한 수준에 불과했지만, 전체의 3~8% 가량은 상당히 증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증상이 중증에 속하는 환자들의 3분의 1 내지 3분의 2 정도가 지난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해 우려할만한 수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환자들이 치료에 소홀한 경향을 노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 케슬러 박사는 "정신질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은 많은 경우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감정이 좀 더 심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인 데다 일부 환자들은 그들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평상시의 감정을 구분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풀이했다.

게다가 일찍부터 문제가 나타났던 환자들의 경우 그같은 상태에 익숙해져 있어 증상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케슬러 박사는 또 "미국에서조차 전체 중증환자들의 3분의 1 정도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상은 경미하지만 중산층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경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증상이 훨씬 심각하더라도 가난한 계층에 속하는 환자들은 치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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