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도 처방약 항콜린제 치매 발생 상관성 시사
항콜린제 3년 이상 매일 복용..치매 발생률 50% ↑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7-05 11:03   
방광질환, 파킨슨병 및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일부 다빈도 처방용 의약품들이 치매가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관관계를 시사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영국 노팅엄대학 연구팀이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으로부터 비용을 지원받아 진행한 연구사례가 바로 그것.

이 연구사례는 노팅엄대학 프라이머리 케어 학부의 캐롤 A.C. 커플랜드 교수 연구팀이 ‘미국 의사회誌 내과의학’에 ‘항콜린제 복용(Exposure)과 치매 위험성의 상관관계: 사례 대조그룹 연구’ 제목의 보고서로 지난달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항콜린제 계열의 약물들을 3년 이상 매일 복용했던 55세 이상 환자들의 경우 치매 발생률이 50%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항콜린제는 근육의 수축 및 이완을 돕는 약물이다. 신경계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아세틸콜린을 차단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현재 항콜린제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방광질환, 알러지, 위장관계 장애 및 파킨슨병 등 다양한 질환들을 치료하는데 처방되고 있다.

항콜린제를 단기간 복용했을 때 정신혼란이나 기억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상관성을 명확하게 규명한 자료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커플랜드 교수팀은 치매를 진단받은 5만8,769명의 환자그룹과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22만5,574명의 대조그룹에 포함된 이들의 의료기록을 확보해 분석작업을 진행했었다.

조사대상자들은 예외없이 연령대가 55세 이상이었으며, 지난 2004년 1월 1일부터 2016년 1월 31일 사이의 기간 동안 일차개원의 진료자료에 등록된 이들이었다.

그런데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항콜린제를 복용한 환자들의 치매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또한 이 같은 상관성은 항콜린제 계열의 항우울제, 정신질환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방광질환 치료제 및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한 그룹에서 한층 두드러진 수준으로 관찰됐다.

이에 반해 항히스타민제와 위장관계 치료제 등의 항콜린제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성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치매를 진단받은 그룹에 속한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82세였으며, 63%가 여성들이었다.

항콜린제 복용실태는 환자그룹에 속한 이들이 치매를 진단받기 전 1~11년 동안 처방약 사용정보를 분석해 확보됐다. 연구팀은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대조그룹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항콜린제 복용실태를 파악했다.

이와 함께 항콜린제 처방약 복용실태는 치매를 진단받은 시점으로부터 최대 20년 전에 이르는 기간까지 추가적인 분석작업을 통해 추적조사가 병행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의 성격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항콜린제 복용과 치매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확정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아울러 항콜린제 처방이 이미 치매 초기증상(very early symptoms)이 나타난 시점에서 이루어진 경우도 없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커플랜드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강력한 항콜린제와 치매 위험성의 상관관계 가능성을 시사하는 자료를 추가한 것”이라며 “항우울제, 방광질환용 항무스카린제, 파킨슨병 치료제 및 뇌전증 치료제 등의 경우 좀 더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커플랜드 교수는 “의료인들이 여기에 해당하는 약물들을 처방할 때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가능한 경우 다른 계열의 대체 항우울제 및 방광질환 치료제들을 처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regular) 복용이 필요한 약물일 경우에는 이 같은 필요성이 절실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한편 커플랜드 교수팀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환자그룹 가운데 57%가 치매를 진단받기 전 1~11년 동안 최소한 1종의 강력한 항콜린제를 처방받았으며, 평균적으로는 6종의 각종 처방약을 처방받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대조그룹의 경우에는 51%가 같은 기간 동안 최소한 1종의 강력한 항콜린제를 처방받았고, 평균 4종의 처방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그룹에서 가장 빈도높게 처방된 약물들은 항우울제, 현기증 치료제 및 방광질환 치료용 항무스카린제였다. 항무스카린제는 과민성 방광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됐다.

커플랜드 교수팀은 항콜린제 복용이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들의 10% 정도에 상관관계 영향을 미친 경우를 전제했을 때 영국에서 매년 새로 발생하고 있는 20만9,600여건의 치매 발생건수 가운데 20,000건 정도에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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