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이후라도 항우울제 복용을 장기간 동안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고작 2~3개월 또는 길어야 4~6개월 정도를 복용한 뒤 증상이 완화되면 투약을 중단하는 경향이 있으나, 항우울제를 끈기있게 계속 복용할 경우 재발률을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는 것.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 5명 중 4명 정도는 차후에 증상이 재발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참여한 가운데 국제적으로 진행되었던 이번 조사작업을 총괄했던 영국 옥스퍼드大 가이 굿윈 교수는 21일자 '란세트'誌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어떤 종류에 속하는 항우울제이든, 최소한 복용기간을 1년 정도는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현재 대다수 환자들의 항우울제 복용기간이 단기간 동안에 그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시선이 쏠리게 하는 대목인 셈.
굿윈 박사팀은 지난 30여년 동안 총 4,400여명의 우울증 환자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진행되었던 31건의 연구사례들에서 도출된 자료를 면밀히 검토했다.
이들 연구는 항우울제 단기투여 기간을 마친 환자들을 무작위로 나눠 다시 항우울제를 투여하거나, 플라시보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케이스들. 이들 연구는 또 대부분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진행되었으나, 일부 3년까지 계속되었던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 결과 플라시보를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항우울제 복용群에 비해 재발률이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항우울제를 계속 복용했던 그룹의 경우 재발률이 18%에 불과했으나, 플라시보 복용群의 경우에는 이 수치가 41%에 달했다는 것.
이번 조사작업에 참여했던 美 피츠버그大 의대의 데이비드 쿠퍼 박사는 "우울증 환자들이 대부분 증상이 완화되면 투약을 중단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는 우울증도 고혈압이나 당뇨병·만성 천식 등의 경우와 같은 자세로 치료에 임해야 할 것임이 보다 확실히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굿윈 박사는 "물론 모든 우울증 환자들이 약물 투여기간을 연장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다면 지속적인 투약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사작업에는 참여하지는 않았던 美 미시간大 우울증센터의 존 그레든 소장도 "우울증을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증상 쯤으로 보고 치료에 임할 것이 아니라 만성질환의 일종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항우울제를 장기투여할 경우 건강에 위협을 미칠 수 있음이 언급된 바 없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TO)는 적절한 진단·예방 및 치료가 수반되지 못할 경우 우울증이 오는 2020년도에 이르면 심장질환에 이어 신체장애(disability)를 유발하는 2번째 원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3억4,000만명, 미국에서만 1,800만명 정도가 일생 동안 한번씩은 우울증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