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조작한 감기 바이러스가 간에 전이된 대장암과 위장관계 종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임상 초기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유전자 조작을 거친 감기 바이러스를 투여한 암 환자들의 경우 1년 정도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는 항암제를 투약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생존기간이 2배 정도 연장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美 스탠퍼드大 메디컬센터 교수로 재직 중인 다니엘 Y. 체 박사는 7일 메릴랜드州 볼티모어에서 열린 美 심혈관계·중재성 방사선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 소재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 대장암 스크리닝·등록소의 토마스 웨버 소장은 "비록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으나, 치료법 자체가 순수한 의미의 유전자 요법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풀이했다.
항암 화학요법제를 전달하기 위해 감기 바이러스 자체에 별도의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즉, 유전자 조작의 목적이 바이러스 자체의 독성을 낮춰 내약성을 높이고 부작용 수반률을 감소시키는 데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웨버 소장은 또 "대장암 사망자의 대다수가 종양이 간까지 전이된 것에 원인이 있는 데다 이 경우 효과적인 치료약물이 적은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체 박사팀의 연구내용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체 박사는 "3개 병원에서 진행된 이 시험은 유전자를 조작한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오닉스-15'(Onyx-15)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관찰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것이어서 생존기간 연장효과가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올해 안으로 임상 2상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캘리포니아州에 소재한 오닉스 파마슈티컬스社와 공동으로 위장관계 암(특히 대장암)을 앓고 있는 35명의 환자들에게 유전자를 조작한 감기 바이러스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이들 가운데 28명에게는 고용량이 투여됐으며, 나머지 7명에게는 점차로 용량을 높여 투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환자들은 대부분 시험 참여에 앞서 항암 화학요법을 받았고, 'p53' 유전자에 이상이 나타난 상태였다. 감기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한 것도 바로 이 'p53' 유전자의 이상이 나타난 세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유전자의 이상은 전체 위장관계 암 환자들의 절반 내지 3분의 2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p53' 유전자는 암세포들을 초기에 발견하고 괴사시키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체 박사는 "이론상으로는 'p53' 유전자의 이상과 관련이 있는 모든 종류의 암에 유전자를 조작한 감기 바이러스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실제로 이번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대부분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경미한 감기증상을 느꼈을 뿐, 항암 화학요법제를 투여한 후 나타나는 부류의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체 박사의 설명이었다.
그는 "이 치료법이 허가를 취득할 경우 우선은 기존의 항암 화학요법제 투여에 이은 2차 또는 3차 요법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많은 부작용을 수반하는 현행 치료법을 대체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장암은 오늘날 미국에서만 매년 약 5만5,000여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수치는 담배로 인해 유발되는 암에 이어 발생빈도가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