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약물 안전성 실명제 도입
부작용 정보 미 제출 제약社 이름 공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4-03 06:24   
유럽 의약품평가국(EMEA)은 "앞으로 신약을 발매한 후 부작용 관련정보를 제출하지 않는 제약기업들에 대해서는 실명을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1일 발표했다.

EMEA는 이를 위해 유럽집행위원회에 예산을 2배 가까이 확대배정해 줄 것을 요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산이 늘어날 경우 상당부분을 신약의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집행하겠다는 것.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과 미국 양쪽에서 최근들어 신약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신약이 시장에 발매되어 나온 후 수 개월 이내에 미처 예기치 못했던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

특히 의약품 안전성 관련기관들에 대한 일반의 우려는 지난해 8월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이 회수된 이후로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분위기라는 후문이다.

의약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되는 임상시험 또한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낱낱이 찾아내기에는 연구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빈번히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EMEA의 토마스 론그렌 국장은 "지금의 시스템과 예산으로는 대중의 건강을 지키고 보호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실토했다.

이 기관에서 발매 후 평가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노엘 와치온 국장은 "그 동안 제약기업에 따라 관련정보 제출에 보이는 태도가 천차만별인 것이 현실이었다"며 "이에 따라 보다 엄격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기업의 실명을 공개하는 정책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MEA는 허가를 취득한 의약품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왔는데, 앞으로 여기에 모든 부작용 보고사례들도 포함시킬 방침으로 있다. 아울러 의료전문인들을 대상으로 발생된 부작용 사례를 신속히 보고토록 하는 네트워크도 구축 중에 있다.

EMEA는 "여기에 소요될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유럽집행위에 연간 보조금 규모를 지난해의 1,750만유로에서 올해 3,400만유로로 증액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보조금 증액요청이 수용되지 못할 경우 EMEA는 내년 중으로 제약기업측이 부담하는 사용자料를 6%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EMEA의 제약업계에 대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유럽의 의약품 안전성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원화되어 있어 미국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온 형편이다. 전체 신약의 60%는 EMEA가 허가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40%는 EU 회원국 각자가 독자적으로 허가 여부를 결정해 온 것.

유럽집행위는 의약품 허가창구가 EMEA로 일원화되는 방안을 지지해 왔다.

지난 1990년부터 97년까지 FDA의 최고책임자를 역임했던 데이비드 케슬러 박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신약이 발매를 허가받은 후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검증절차 없이 지나치게 짧은 시일 내에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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