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사용되고 있는 약물들이라도 투여방법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효능을 크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항암 화학요법제를 집중투여하는 방식(intensive regime)이 절망적인 단계의 난소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암연구소 로날드 데 위트 박사는 영국 암연구기금(CRC)이 발간하는 '영국 암저널'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유방암과 난소암 치료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시스플라틴과 에토포사이드(etoposide)를 집중적으로 병용시킨 결과 암이 재발한 환자들의 80% 정도에서 괄목할만한 효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스플라틴과 에토포사이드는 이미 항암 화학요법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이제까지에 비해 훨씬 집중적인 방식으로 투약이 이루어졌다.
이 같은 내용은 기존 항암 화학요법제들의 경우 난소암 재발환자들의 50% 정도에서만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주목되는 내용이다.
이는 또 난소암 환자들의 생존률 향상에도 도움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하는 내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난소암은 영국에서만 매년 7,00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진단 이후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은 약 29%에 불과한 형편이다. 이는 무엇보다 초기단계에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암세포가 전신에 퍼지기 전까지는 발견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
실제로 말기 상태에서 난소암이 발견된 환자들의 경우 5년 동안 생존하는 비율은 15~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트 박사팀은 과거에 항암 화학요법을 통해 난소암을 치유했으나, 이후 암이 재발한 98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암이 재발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기준으로 이 환자들을 분류했다. 즉, 1년 이내에 재발한 환자 38명, 4~12개월 사이에 재발한 32명, 그리고 가장 심각한 경우로 4개월 이내에 재발한 환자 28명 등 3개 그룹으로 나누었던 것.
그리고 환자들에게 시스플라틴과 에토포사이드를 집중적으로 병용투약시킨 결과 80%에 육박하는 이들에게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등 효과를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3%의 환자들에서는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가장 심각한 수준의 증상을 보였던 환자들 가운데서도 46%가 눈에 띄는 반응을 보였으며, 20%는 종양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항암 화학요법은 심각한 증상의 환자들일 경우 기껏해야 15% 정도에서만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밖에도 증상이 경미한 편에 속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90% 이상에서 효과가 나타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위트 박사는 "그 동안 시스플라틴을 투여한 환자들은 약물의 부작용에서 회복되기까지 수 주의 기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통례여서 투약횟수에 제한이 불가피했으나, 이번에 개발된 집중투약 방식은 강력한 항구토제를 추가로 복용토록 하는 방법을 통해 매주 투약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여성 암환자들은 약물투약을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 있는 사례가 많지만, 시스플라틴·에토포사이드 병용법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을 수반하는 비율이 미미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