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의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경구 피임제가 난소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 동안 경구 피임제는 난소암 발병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오기는 했으나,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에 기인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못했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피임제에 함유되어 있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가운데 어떤 호르몬이 그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명확히 입증한 것이다.
일부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경구 피임제를 최소한 3년 동안 복용했을 경우 난소내벽에 암이 발생할 확률이 최고 50%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된 바 있다.
이와 관련, 美 듀크大 의대 산하 종합암연구소에 재직 중인 패트리샤 G. 무어만·졸렌 쉴드크라우트 박사 공동연구팀은 '국립 암연구소誌'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고용량의 프로게스틴이 함유된 경구 피임제를 복용할 경우 난소암 발병률을 추가로 50% 정도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구 피임제가 보이는 난소암 예방효과는 배란횟수 감소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왔었다.
그러나 듀크大 연구팀은 "중요한 것은 경구 피임제 속에 함유되어 있는 프로게스틴의 양"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게스틴은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합성한 형태의 것을 말한다.
무어만 박사 등은 390명의 상피성 난소암 환자와 2,865명의 대조群 등 총 3,255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즉, 지난 1980년과 82년 사이에 이들 여성들의 경구 피임제 복용내역을 면밀히 조사했던 것.
쉴드크라우트 박사는 "경구 피임제가 나타내는 효과가 배란횟수 감소에 국한된 것이라면 모든 제형에서 동일한 결론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용량의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경구 피임제를 복용한 여성일수록 난소암 발병률이 크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효과는 고용량의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경구 피임제를 단기간 동안 복용했을 경우에도 예외없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구 피임제 속에 함유되어 있는 또 다른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경우에는 난소암 발병률 감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임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은 여성들의 경우 난소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듀크大 연구팀은 이에 앞서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수행했던 연구에서 프로게스틴이 난소내벽(上皮)의 세포들을 신속하게 교체시키는 작용을 지닌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상피세포 내부의 세포들이 단기간 동안만 생존토록 조절한다는 것은 장차 암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손상된 세포들을 사전에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임을 뜻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쉴드크라우트 박사는 "고용량의 프로게스틴을 함유한 경구 피임제가 난소암 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반면 유방암 발병률은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연구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이 44세에 불과해 난소암 발병환자들의 평균연령인 59세에 비해 낮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난소암은 오늘날 미국여성들에게서 6번째(피부암은 제외)로 많이 발생하는 다빈도 암이다.
美 암학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총 2만3,4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해 전체 여성 암환자들의 4%를 점유했으며, 1만3,900여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