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항진균제인 ‘스포라녹스’(이트라코나졸)가 종양 부위의 성장을 둔화시켰다는 요지의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되어 장차 가격이 저렴한 대안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
비록 ‘스포라녹스’가 종양을 완전히 관해시키지는 못했지만, 다른 약물들의 효력을 증강시켜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것.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의 필립 A. 비치 교수 연구팀은 학술저널 ‘암 세포’誌(Cancer Cell) 13일자 최신호에 발표한 ‘다빈도 사용되는 항진균제 이트라코나졸이 헤지호그 경로활성과 암 증식을 저해하는데 나타낸 효과’ 논문에서 이 같이 시사했다.
비치 교수는 “실험용 쥐들에게 ‘스포라녹스’를 공급해 복용토록 한 결과 피하 부위에 동종이식되었던 수모세포종(髓母細胞腫) 세포들의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던 반면 ‘스포라녹스’를 공급하지 않은 실험용 쥐들은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람과 동물의 발암기전에 큰 차이가 존재하지만,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포라녹스’의 항암작용을 관찰하기 위한 시험이 뒤따라야 할 필요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비치 교수는 덧붙였다.
특히 비치 교수는 ‘스포라녹스’가 진균 스테롤 생합성을 저해하는 본연의 항진균 메커니즘과는 전혀 별개의 기전으로 ‘헤지호그’(Hedgehog)라 불리는 분자 신호전달 경로에 길항제로 작용해 항암활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헤지호그 경로가 발암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함을 감안할 때 ‘스포라녹스’가 암 발생을 저해하는 데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것이다.
비치 교수는 “헤지호그 경로가 발암과정에 관여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종양은 매우 다양하다”며 “오랜 기간 사용을 통해 이미 용량과 독성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약물이 ‘스포라녹스’인 만큼 항암활성을 관찰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어렵지 않게 착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