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간社의 속눈썹 감모증 치료제 ‘라티쎄’(Latisse; 비마토프로스트)가 탈모증 치료제로도 발매되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엘러간社의 스코트 휘트컵 R&D 담당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본사가 소재한 미국 캘리포니아州 어바인에서 자사의 2/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기 위해 열렸던 컨퍼런스 홀 석상에서 투자자들에게 ‘라티쎄’를 모발성장 촉진제로 내놓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방각 녹내장 및 안구고혈압 치료제로 발매 중인 ‘루미간’(Lumigan)과 달리 8년여에 걸친 임상자료가 확보되어 있지 못한 만큼 처음부터 시작한 단계라는 언급을 내놓았다는 것.
‘라티쎄’는 속눈썹의 성장을 촉진하는 약물로 지난해 12월 말 FDA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던 신약이다. 국내시장에서도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얻어낸 바 있다.
그런데 ‘라티쎄’는 사실 지난 2001년 이미 녹내장‧안구고혈압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제품인 ‘루미간’과 동일한 약물이다.
그렇다면 휘트컵 부회장이 비록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언급했음에도 불구, 사실상 안전성이 이미 확보되어 있는 만큼 의외로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로 귀결될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대목인 셈이다.
휘트컵 부회장도 컨퍼런스 콜 석상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관련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 데다 데이비드 파이오트 회장도 ‘라티쎄’의 탈모증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일부분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파이오트 회장과 휘트컵 부회장으로부터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나돌기에 이른 루머가 발원지가 되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라티쎄’가 속눈썹을 한층 길고 풍성하게 가꿔주는 약물인 만큼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내용이 그 요지.
‘라티쎄’가 속눈썹 가장자리에만 도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볼이나 다른 피부 부위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유의가 요망되고 있다는 점 또한 역설적으로 항간의 루머에 무게를 싣게 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재 발매되고 있는 탈모증 치료제로는 머크&컴퍼니社의 ‘프로페시아’(피나스테라이드)와 존슨&존슨社의 ‘로게인’(미녹시딜) 정도가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그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의 것이어서 엄밀히 따지고 보면 획기적인 치료제라기보다는 평범한(mediocre) 요법제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라티쎄’의 효능이 유의할만한 수준의 것으로 밝혀질 경우 그 동안 주름개선제 ‘보톡스’ 메이커로만 이름을 알려왔던 엘러간社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일약 핫이슈 메이커로 떠오를 여지가 충분함을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엘러간社는 올들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M&A 타깃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루머가 회자되면서 한 동안 시선이 쏠리게 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엘러간社는 지난 1980년 스미스클라인社(글락소미스클라인社의 한 전신)에 의해 인수되었다가 분사한 기업이다.
따라서 ‘라티쎄’가 남성형 탈모증 치료에도 효과가 입증된다면 엘러간측은 회사의 주가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엘러간의 주가는 지난 2007년 최고점에 도달한 후 현재는 당시에 비해 20% 가까이 빠져나간 상태이다.
과연 ‘라티쎄’가 매출을 쑥쑥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즉, 새로운 적응증)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인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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