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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APEC 정상회담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10일 양국간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FTA의 실질적인 타결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양국은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22개 부문에 대한 상호협력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중국이 화장품 핵심 수출국인 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시장으로
부상 중인 만큼 국내 화장품업계는 이번 FTA가 수출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A에 따른 혜택은 크게 2가지로 우리 정부가
발행한 화장품 증명서 인정과 관세 철폐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국내에서 발행한 화장품 증명서와 시험성적서를 수용하지 않고 중국
정부가 지정한 시험검사기관 자료만을 인정해왔다. 이로 인해 국내 업체들은 중국에서 위생허가를 받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했다.
여기에 매 수입 시마다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정책 탓에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이 제때에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추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에서 발행한 시험성적서를 인정하게 될 경우 국내 화장품업계는 중국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FTA 협의안에는 국제 공인 시험성적서 상호 수용, 시험·인증기관 설립 지원, 시험 샘플 통관
원활화 등 기술 장벽 및 인증과 관련된 ‘손톱밑 가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다수 포함됐다.
관세 철폐도 기본적으로는 호재다.
화장품에 뒤따르는 6.5~10%의 관세가 없어지거나 축소될 경우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FTA 협상에서 화장품을 ‘초민감 품목’(양허 제외)으로 규정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데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수출 비중이 낮은 두발용 화장품 관세를 우선 철폐하되 주력 수출품인 기초화장품 관세에 대해서는 단계적
철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화장품 원산지 증명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양국은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중 FTA의 세부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에 대한 법률 검토를 마무리한 뒤 올해 말까지 가서명 등
나머지 절차를 완료할 예정. 이에 따라 화장품 부문에 대한 확정안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중
FTA를 계기로 국내 화장품업계에 중국 자본의 침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시장 투자는 서비스업이 59.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제조업 투자 비중 역시 38.6%에 이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투기화된 ‘차이나 머니’가 이미 우리나라 자본 시장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잠식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최근 일부 중국
업체들이 국내 브랜드숍 2~3곳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만큼 머잖아 제2, 제3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화장품협회 안정림 부회장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안 부회장은 “한·중 FTA 타결로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 EU,
중국, 아세안과 모두 FTA를 체결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지만 지나친 기대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화장품에 대해 양국 정부의
입장과 계산이 복잡한 데다 아직까지 협상 확정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향방을 세밀하게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