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공모가인 64달러보다 38%나 급등한 98달러89센트로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무려 2,314억 달러로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많아졌고, 알리바바는 전 세계 인터넷 기업 가운데 구글에 이어 2위가 됐다.
뉴욕 증시에서 입증된 알리바바의 저력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는 중국 IT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의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를 본격적으로 따라잡기 시작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가 이미 여러 가지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입한 상태라 국내 기업들은 이들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에서 알리바바그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1998년 닻을 올린 알리바바는 B2B, C2C, B2C, 소셜커머스에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쇼핑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의 경우 타오바오가 C2C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B2C 시장에서도 티몰의 지분이 전체 시장의 50%를 넘어선다.
알리바바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판매 수수료가 매우 낮거나 아예 없는 유통 모델을 제시한 것. 심지어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아도 트래픽을 통해 매출이 발생되는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하면서 입점 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윈은 “앞으로 높은 판매 수수료를 고수하는 아마존 모델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알리바바는 오래 전부터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다. 2000년 국내 진출을 시도했다가 1년 만에 사무소를 철수했으나 2008년 한국에 사무소를 다시 설립, 한국무역협회와 손잡고 B2B 사업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에 발을 뻗은 데 이어 관계사인 알리페이를 통해 국내 업체들과 잇따라 제휴를 맺으면서 본격적인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나 티몰이 국내 시장에 깃발을 꽂을 경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 기존의 관련 업체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아마존의 내년 상반기 한국 사업 전개가 확실시되고 있는 데다 다음과 카카오 역시 새로운 쇼핑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화장품을 비롯한 국내 제조·판매업체들에게는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이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중국 진출의 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문턱이 더욱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타오바오와 티몰은 지난 2010년 한국관을 오픈했으며 실제로 화장품과 패션, 가전, 가구, 생활용품 등 분야를 막론한 수많은 국내 업체들이 이곳에서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위생허가 등 중국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타오바오와 티몰은 현지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플랫폼”이라면서 “알리바바가 국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영세한 중소·신생업체들까지 중국으로의 직판 라인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