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장질환, 연간 비용 880만원…부담 커 치료 중단도
낮은 소득 수준 대비 직간접 의료비 부담↑…특례제도 인식 부족해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30 11:46   수정 2019.12.30 11:48
대한장연구학회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염증성장질환은 연간 치료비용 880만원 가량 소비되며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으로 꾸준한 정책, 제도적 지원으로 사회적 안전망 유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가 ‘2019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월 중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염증성장질환 이외 전신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는 10명 중 3명 이상인34.4%에 달했다. 동반질환 혹은 증상으로는 관절 증상이 3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류마티스관절염 16.7%, 외음부/구강 궤양 16%, 건선 12.7%, 강직성척추염 5.3% 순이었다.
 
염증성장질환은 환자들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환으로 인해 ‘종종 무기력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이 56.3%,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느낀다’가 44%로 정신적 고충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염증성장질환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해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환자들은 월 평균 약 18만원, 연 평균 약 200만원 정도의 진료비(외래진료비+약제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조사된 소득 수준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외에도 입원 시 1회 당 평균 약 190만원, 수술 시 1회 당 평균 약 260만원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치료의 지연이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지연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한 환자가 11.6%에 달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10명 중 8명(8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염증성장질환과 관련한 진료를 위해 한 달 평균 0.6회, 검사를 위한 방문까지 포함할 경우 한 달 평균 0.9회 병원을 방문하고 있었다.  병원 방문 시 주로 동행하는 사람은 부모가 59.4%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 27.4%, 기타 가족이 9.6%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가 입원 시 부모, 배우자, 자녀 등의 가족들이 간병을 하는 경우는 50.3%였다. 이는 가족 중에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있을 경우 가족들이 병원 동행, 간병 등을 하면서 발생하는 간접비 부담도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결과들을 토대로, 환자 1인 당 연간 소요하는 비용을 산출해보니 약 88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료비, 응급실 내원비, 수술비 등 직접적인 의료비 외에 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노동 생산성 소실비(간병비 등),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 기타 건강관리비(건강보조제 구입, 운동 등) 등 간접적인 의료비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덧붙여 응답자 97.7%가 현재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장질환이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어려움에 대해 매우 크다 69.2%, 조금 크다 19.6%로 대다수 환자들이 지원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희귀질환관리법 시행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이 희귀질환에서 제외돼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된 것을 모른다는 환자가 49.2%로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은 ‘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상병코드와 질환명이 모두 일치하는 경우에만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이 된다는 점도 모른다고 응답한 환자가 71.8%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 김주성 회장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은 물론 전신에 동반되는 질환들과 정신적인 고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염증성장질환은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희귀난치질환으로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지만,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비 부담도 상당하며 환자 60%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아 의료비 부담이 결코 적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사회,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할 젊은 환자가 많아 사회적 안전망 제공을 위해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학회에서도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질환에 대한 인식을 더 높이고,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좀 더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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