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성분명처방은 건강권 침해 위헌적 조치
의료계 인사 일색 토론회... 시행 반대 한목소리
김지호 기자 kimjiho@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6-28 21:39   수정 2008.06.29 21:00

대한의사협회와 의료정책연구소가 28일 공동으로 주최한 ‘성분명처방, 과연 국민을 위한 제도인가’ 제하의 토론회는 생동성시험 조작 사건 관련 ‘자료 미확보 및 검토불가 576 품목’ 목록 공개와 함께 의료계의 성분명처방 반대 논리와 주장 일색으로 진행됐다.

의협 주수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특정 직역 행사에서 시행하겠다 발언 한 것이 마치 공약인 듯 돼서 무리하게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이런 지난 정부의 잘못을 새 정부도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성분명처방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장인진 교수(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는 미국의 제네릭의약품 허가 및 관리제도에 대해 소개한 후 생동성시험만으로 제네릭의약품 처방의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같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과 특히 제네릭-제네릭 대체조제시 발생할 수 있는 치료 실패나 부작용 위험의 급격한 증가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어 지정토론에 나선 3명의 의료계 인사들은 한층 직접적인 논조로 성분명처방에 대한 반대 논리를 펼쳤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신성태 학술이사는 성분명처방으로의 제도적 전환에 있어 가정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국민 또는 환자의 건강, 그리고 우리나라의 여러 현실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시범사업은 거의 위험성이 없는 극히 일부 의약품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전면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큰 위험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성분명처방을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인 약제비 절감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약제비 비율이 선진국보다 높은 것은 진찰료, 검사비, 수술비 등 타 수가가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낮기 때문인 만큼 얼마만큼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환자의 편리성과 권리 측면에서도 굳이 단골약국이 아니더라도 현재 병의원 인근 약국을 이용해 불편이 거의 없는 현실이며 오히려 약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약으로 조제할 가능성이 많아져 환자가 선호하는 약을 처방받지 못하는 결과가 생길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노규정 교수(울산의대 임상약리학교실)도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atracurium이라는 근육이완제의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효능 부족으로 인한 퇴출, 제네릭 와파린제제의 효능부족 및 과출혈, sulfite 등 생동시험에서 제외되는 inactive ingredient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예로 들며 제네릭 의약품 사용의 위험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선택은 의사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의사의 역할을 리베이트에 대한 헛된 걱정이나 보험재정보다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을 대표해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박정하 의무이사도 성분명처방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정리하고, 처방이란 환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약을 쓰는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인데 성분명 처방의 강제는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해 최적의 치료를 받고자 하는 건강추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조치라고 강변했다.

또한 정부가 우려하는 재정적자의 이유는 엉터리 생동시험 후 약값이 2~9배 치솟게 한 약가 정책 실패의 결과이며 더 근본적으로는 의약분업 후 조제료와 복약지도료라는 미명하에 약국으로 흘러간 비용증가라는 것이 이미 드러난 상태인 반면 이미 병의원에서는 효과가 있는 복제약을 의사 판단에 따라 70% 이상 처방하고 있다며 실패한 의약분업의 전면적인 재평가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의협은 환자 편의성 도모는 근거 사유로 부적절하며 △국민조제선택제도 도입 △OTC의약품 약국외판매 허용 △조제내역서 작성·교부 의무화 요구와 함께 의사의 진료권 침해 및 정부의 의약분업 파기선언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패널 토의에서도 의료계 인사들의 생동성 자료조작 사건 연루자의 축출을 통한 신뢰성 확보, 의약분업 재평가 선행, 성분명처방 시행 조건으로서의 생동성시험의 불충분성 등에 대한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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