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식약처와 한약제제 구분 곧 끝나" 밝히자, 식약처 "소관 아냐"
한약제제 구분 논의 결과는...'큰 틀에서 분류 합의' 주장 예상
제약사가 구분해 신고하면 식약처가 '품목 허가' 방안 도출하나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6-27 06:00   수정 2024.06.27 06:01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한약제제 분류' 논의를 곧 마무리 짓는다고 밝혀온 것과 관련해 식약처가 선을 그었다. 대한약사회가 식약처와의 논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식약처 고호연 한약정책과장은 25일 “식약처와 약사회가 논의하고 있는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품목허가'와 관련한 분야로, 한약제제 분류 논의가 아니다”며 한약제제 분류는 식약처 소관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품목허가’와 관련한 분야는 다시 말해, 제약사가 '한약제제'를 구분해 의약품 품목을 신고하면 식약처가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대한약사회는 제약사가 한약제제와 생약제제를 구분해 신고하면 식약처가 그대로 '허가'할 것을 이끌어 내, 큰 틀에서 보면 식약처가 '한약제제'와 '생약제제'를 구분한 허가를 합의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선 약사들 사이에선 대한약사회가 한약사 문제와 관련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공식석상에서 "한약사 문제와 관련해 논의가 상당 부분 진척이 있고 곧 마무리 될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해 왔기 때문.

(왼쪽부터) 신년 기자회견(1/22), 대한약사회 출입기자단 기자간담회(4/12), 금천구 한약사 개설 약국 앞 집회(6/11), 대구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6/23)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약업신문

[최광훈 회장 '한약사 관련' 공식석상 발언 모음]

△신년 기자회견(1/22)
"올 한 해 한약사 문제 해결에 중점 두겠다."

△대한약사회 출입기자단 기자간담회(4/12)
"한약제제를 어떻게 구분할 지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과거보다 진전됐으며, 나아가고 있음을 말씀드린다."

△금천구 한약사 개설 약국 앞 집회(6/11)
"식약처와 한약사의 업무 범위와 한약제제를 주제로 심도 있는 협의를 하고 있는데, 조만간 끝날 것 같다."

△대구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6/23)
"이달 안에 한약제제 구분 관련해 식약처와 논의 마무리 할 예정이다. 한약사의 업무범위를 확실히 해 한약사들이 약사 역할에 침범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나아가고 있다."

약사 A씨는 "3년 전 한약사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음에도 결국 지금까지 딱히 진전된 게 없는 것 아니냐"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 믿었는데 결국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것이라면 실망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가 대관 능력의 한계를 보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사실상 한약제제 범위를 명확히 하려면 약사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나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했어야 한다는 것. 약사 B씨는 "한약사 문제는 법의 허점으로 야기된 직역 갈등"이라면서 "한약제제 분류를 보더라도 소관이 아닌 정부부처와 논의를 하는 건 접근이 잘못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한약사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도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최근 금천구 한약사 개설 약국 앞 집회에 응원차 방문해 힘을 실었는데, 해당 시위는 24일 한 공영 방송사 보도에서 한약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로 비쳤다.

대한한약사회는 26일 "여럿이 우르르 몰려와 고출력 마이크를 사용해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허위사실을 남발하고, 전단지까지 배포하는 것이 영업방해가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집회신고와 별개로 엄연한 영업방해 행위이고, 공정위의 사업활동방해 행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속 법과 현실을 부정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결국 기득권 약사이다. 또 현명한 약사들의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제발 냉수 한 컵 마시고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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