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혈관폐쇄질환, 혈관 확장제 개발로 극복 가능성 열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빛 활용 선택적 치료법…동물모델서 효과 확인
두유진 기자 dyj0128@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3-23 16:57   수정 2023.03.28 13:21
최근 국내 연구진이 폐쇄된 혈관을 회복시키는 혈관 확장제를 개발해 망막 혈관 폐쇄 질환의 극복 가능성을 열었다.
 
△(왼쪽부터)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조재흥 UNIST 화학과 교수, 백무현 KAIST 화학과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의생명연구소 중개의과학연구단)·UNIST 화학과 조재흥 교수·KAIST 화학과 백무현 교수팀은 망막 혈관이 폐쇄된 소동물 모델에 새롭게 개발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기반 치료제를 주입한 결과, 폐쇄된 혈관이 확장돼 혈액 흐름이 성공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최근 밝혔다.
 
망막 혈관 폐쇄 질환은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 인구 증가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치료제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가져, 빛 조절을 통해 선택적이고 즉각적으로 원하는 위치에만 치료를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혁신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에 의의가 크다. 

망막 혈관 폐쇄는 동맥, 정맥, 미세혈관 등 망막 내에 존재하는 혈관 일부가 막혀 시력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일산화질소에 철을 합성한 ‘철-나이트로실 복합체’ 기반 치료제를 새롭게 개발했다. 해당 복합체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치료제를 눈에 주입한 뒤 빛 조절을 통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위치에만 일산화질소를 공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망막 혈관이 폐쇄된 소동물 모델 눈에 치료제를 주입한 뒤 혈관 및 혈액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망막에 빛을 비춘 지 15분 이내에 망막 혈관 직경이 약 1.59배 증가했고, 망막 혈관이 폐쇄된 비 관류 영역의 약 85% 이상이 회복돼 혈액 흐름이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혈관 확장제는 빛을 이용해 치료 효과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구에만 국소적으로 치료제를 투약하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 우려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임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 전략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켐(Chem, 피인용지수 25.832)’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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