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는 신장암, 부분절제술 치료로 삶의 질 잡는다
“신체 기능 보존하는 범위 내 수술 시행이 현대 종양학의 흐름“
두유진 기자 dyj0128@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3-23 16:07   수정 2023.03.27 10:45
신장암 발병 시 부분절제술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정준 교수는 최근 신장암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장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으로 우리 몸 양쪽 옆구리에 하나씩 있다. 크기는 12cm 정도로 강낭콩 모양이며, 무게는 성인 기준 200~250g이다.
 
 
신장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 속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며, 나트륨, 칼륨, 칼슘, 인 등의 체내 항상성을 지키는 기능도 있다. 또한 혈액 산도를 조절해 신체를 약알칼리성(약 7.4pH)으로 유지하도록 하며, 혈액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을 생성하고 분비하며 비타민D를 활성화시켜 칼슘이 흡수되도록 한다. 따라서 신장이 안 좋으면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신장암은 신장에 생긴 악성종양으로, 전체 신장종양의 약 85%를 차지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신장암 환자는 6026명으로 남녀 비율은 2.2:1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27.8%)가 가장 많고, 50대(24.0%), 70대(19.2%) 순이었다.

신장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빈뇨, 혈뇨 또는 옆구리 통증, 복부 혹,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험인자는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 장기간의 투석, 유전적 요인 등이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이미 3기 이상으로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행히 질병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초음파 검사 등 건강 검진의 일반화로 이제는 증상보다는 조기 검진을 통해 신장암을 의심하고 외래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장암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가 잘 반응하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초기에 수술하면 수술만으로 90%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다는 설명이다. 

신장암의 수술적 치료는 두 가지로, 하나는 암 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신장을 완전히 들어내는 ‘전절제술’이다. 이전에는 보통 전절제술로 신장암을 치료해왔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은 반대쪽 신기능 또한 과부하로 점차 감소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전절제술에서 더 근원적인 문제는 신기능이 감소하면서 기대 수명 또한 줄어든다는 점이다.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이차 암이나 대사 증후군, 혈관 질환 등 잔여 수명과 연관이 깊은 중증질환의 발생률이 올라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 ‘부분절제술’이다. 1990년대 국내에 처음으로 부분절제술이 도입된 이후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신장암 수술의 약 70%가 부분절제술이다. 부분절제술의 경우 암 자체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잔존 신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우위에 있어 예상 생존 기간 또한 증가할 수 있다. 부분절제술이 성공할 경우 신기능이 대략 10~20% 정도만 감소하기 때문에 향후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김 교수는 “최대한 광범위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과거 종양학에서 생각해 왔던 암 수술의 원칙이었다면, 이제는 신체의 기능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수술을 시행해 삶의 양과 질을 모두 생각하게 된 것이 현대 종양학의 흐름이다”며 “이러한 흐름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갑상선암이나 유방암 등에서 시작돼 점차 악성도가 높은 암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장암의 경우 전절제 후 단시간 내에 신부전으로 진행하지는 않기 때문에 부분절제술이 소극적으로 적용돼 온 측면이 있지만 최근 수술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분절제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신장암은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만으로 평균 완치율이 90%에 육박하고, 신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성공한다면 환자가 걱정할 후유증이 거의 없는 것이 라며 “로봇 수술기의 장점을 이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보다 완벽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고 신기능 보존을 최대화함으로써 환자의 수술 이후 삶의 질 향상 등 많은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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