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위주 기술서 작성원칙 준수 최우선
약학교육 발전 견인차 역할 수행해야
김정준 기자 kimjj@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4-10 12:30   
한국약학대학교수협의회(회장·천문우) 산하 약사국시 전문위원회(회장·상동)는 지난 2일 약대협 산하 12개 분과위 대표로 구성된 전문위의 5차에 걸친 협의 결과 새로운 약사직무기술서 종합안이 도출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종합안에 대해서도 일부 교수들이 현 약사직무 수행에 필수적인 과목들이 누락됐고 형식면에서도 교과목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으며, 12개 분과의 하나인 미생물분과는 이같은 이유로 협의과정에 불참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경과

약사직무기술서 작업은 지난 1998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원장·백상호)이 기존 보건의료인 국시의 개선을 위해 현 직종의 직무에 준한 직무기술서와 이에 따른 직무요건서 개발 등 직무분석에 대한 용역 작업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약사직무기술서는 약사시험위원회에 위탁돼, 이화여대 약대 김길수 교수를 주축으로 4명의 약대 교수와 6명의 현직 직무분석전문가가 참여한 용역연구팀이 용역안을 도출해 냈고, 서울대 약대 심창구 교수가 직무기술서 및 요건서의 검토 및 기초약학과목의 내용을 녹여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용역안이 마련되고 국시원에 제출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교수들이 약대 교과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따라 당시 약대협이 회장인 성균관대 약대 지옥표 교수를 주축으로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 국시원에 제출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후 국시원은 원 용역안을 보완해 2002년 12월18일 약대 교수들의 의견을 개진 받고 조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으나, 이 공청회에서도 교수들은 약대협이 제출한 합의안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약학교육 연장과 분업정착에 따른 환경변화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합의안 수용을 거부했다.


종합안 도출, 과목 선정 논란

그 결과 도출된 약사국시 전문위원회의 이번 종합안은 지난 직무기술서 공청회 때 거부된 국시원 연구용역안과 약대협 안을 배제하고 약대협 12개 분과위원장과 전문위원의 5차에 걸친 협의의 결과물이다.

전문위는 이번 종합안은 현재 시점에서 약대 교육 내용을 중점으로, 교과목에 대한 안배는 20개 약대 모두에서 강의되고 있는 과목으로 한정했으며, 미래의 요소는 이 직무기술서가 완성된 후에 시간을 가지고 별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마련된 종합안은 약사 직능을 5개영역으로 나누어 △의약품의 조제와 복약지도(약국·병원) △제조와 품질관리(제약) △신약의 탐색과 개발(연구소) △유통의 관리와 감독을 통해 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고 질병을 치료·예방하며 국민의 건강을 증진(공직)하는 것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종합안 역시 일부 교수들이 현 약사국시 과목만으로 국한돼 의약분업과 약대6년제를 감안한 여건이 배제됐으며, 교과목 나열수준이라 지적하고 나서 논란은 계속됐다.

이에 대해 전문위 측은 직무분석 결과가 국시 문항개발에 활용되는 상황에서 일부 약대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포함시킬 경우 미개설 학교 출신 학생들에 대한 형평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었으며, 또한 약사들의 직무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간단히 표현하는 함축적인 의미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종합안 도출과정에 이의를 제기한 교수들은 이러한 해명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번 직무분석 결과가 실제 국시문항으로 출제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출제되더라도 적용은 그 해당 년도에 입학하는 신입생부터이므로 이들이 추가되는 응용과목을 배우게 되는 3-4학년까지 여유가 있어 과목 개설 및 교수 충원을 위한 유예기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약대 교육의 발전을 위해 현재 국시과목의 개설만으로 약대를 유지하는 학교들이 이러한 과목을 개설할 수밖에 없도록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직무분석 논의와 결과물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해당 직능의 현재 직무위주로 작성돼야 한다는 직무기술서의 작성 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번 종합안의 교과목 위주 기술은 부적절하다고 재차 지적하고 있다.


'현 약사직무 반영 관건'

이번 12개 분과 종합안의 도출은 약사의 직능을 5개 분야로 세분화하고 12개 분과가 5차에 걸친 협의를 통해 이루어 낸 것으로, 부족하나마 국시와 약학교육 발전, 그를 통한 우수 직능인 양성·배출을 위한 고려와 노력이 기울여 진 것이라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앞서 제기된 여러 문제점과 같은 한계가 있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타 직능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이기까지 한 직무분석 및 이를 통한 현실 교육 개선 노력에 비교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이번 종합안은 과목 중심으로 기술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직무기술서는 직무분석의 한 과정으로서 현직의 직능인이 수행하는 직무 위주로 기술돼야 한다. 그 기초 학문적 배경은 이후 작성되는 직무요건서의 내용 속에 명시되고 녹아들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현 국시 12개 과목이라도 현재의 약사직무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은 과감히 퇴출하고, 이외의 과목이라도 약사직무수행에 필요하다면 추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약대를 졸업해야만 약사국시를 볼 수 있는 국내 현실에서 현 약학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약사'의 배출에 있으며, 향후 약학교육의 발전방향도 이에 중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리고 그 자격을 갖춘 전문인을 선별하는 국시의 원 재료가 되는 직무분석은 당연히 그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12개 국시 과목이 이러한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러한 요소를 추가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지금 일부 약대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이라 할지라도 실제 국시적용까지의 유예기간을 가질 수 있는 요소는 많음을 감안, 직무분석에 포함시켜 그 대학들이 그에 필요한 약대교육여건을 확보하도록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와 국시원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내 약사들의 직역 개발과 직무능력 향상, 그리고 그를 위한 약학교육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직무분석 수행을 위해 그 시작점이 되는 직무기술서 작업이 원칙을 지키며 합리적인 협의과정을 통해 수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직무분석(기술서)이란?

직무분석은 각 분야별 국가시험의 대상자가 자격을 취득한 이후 수행하게 되는 직무의 내용과 특성을 살펴봄으로써, 국가시험에 반영해야 할 최소한의 내용들을 파악하기 위한 과정으로 직무기술서·요건서 작성, 설문조사의 3단계로 구성된다.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는 각 분야 현장의 임상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해당 직능의 전문인이 실제 수행하고 있는 직무를 기준으로 작성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임무, 일, 일의 요소로 분류해 체계적으로 기술해 놓은 것을 말한다.

설문조사는 직무기술서의 '일의 요소' 단위별로 현장에 근무하는 종사자에게 현장에서 중요한 정도, 자주 발생되는 정도,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데 어려운 정도에 대한 것을 묻게 된다.

또한 작성된 직무기술서의 각 '일의 요소' 별로 직무요건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해당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으로 개요, 절차, 필요장비 및 기기, 필요능력(지식내용, 수기내용, 태도내용)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완성된 직무분석 결과물은 향후 각 직능의 국시문항개발의 자료로 활용되며, 각 직능의 역할과 기능이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을 반영키 위해 최소 매5년에 1회 이상 내용을 수정 보완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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