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사용되는 항생제와 같은 계열의 동물항생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배까지 사용량이 늘어나 적절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대한동물약국협회(회장 임진형)는 최근 제공한 자료를 통해 최근 동물항생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이나 AI, 신종플루, 광우병 등 전염병이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동물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규제정책이 마련됐지만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료 등에 첨가하는 항생제 사용을 금지했다. 또, 지난 2013년부터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있어 처방전을 발급하도록 하는 '수의사처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전자처방전 발행건수는 예상의 1%에 미치는 수준이다. 전국 3,000곳에 이르는 동물병원에서 하루 평균 180건이 안되는 처방전을 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적정 진료로 처방전이 발행되고, 동물약국에서 의약품이 투약되는 이중감시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약국협회 임진형 회장은 "최근 처방전 발행 저조로 사람에게 사용되는 항생제와 같은 계열의 동물항생제 사용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면서 "세펨계 항생제는 9년전에 비해 4배, 세프티오퍼는 8년전에 비해 22배 이상 사용량이 급증했다"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사료에 항생제를 배합하는 관행이 금지되면서 축산업에서는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용 항생제를 선호한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세프티오퍼는 처방 대상 의약품 임에도 사용량이 늘었다는 것은 주의 깊게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람에게 적용되는 의료시스템과 같이 항생제 처방에 대해 적정성을 평가하는 심사평가원 같은 기구가 동물의료계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성장용 항생제 배합을 금지한 덴마크의 경우 이후 광범위 치료용 항생제 사용이 증가했다. 상황을 파악한 덴마크는 치료용 항생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의약분업과 우리나라 DUR과 유사한 VETSTAT라는 약국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임진형 회장은 설명했다.
임진형 회장은 "항생제 내성균과 같이 동물에게 사용하는 약은 돌고 돌아 결국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정책은 수의사 처방-직접 판매, 동물도매상 직접 판매, 동물약국 직접 판매 등의 형태로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동물의료정책이 누구나 마음을 먹으면 동물용의약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후진적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임 회장은 "정부가 관련 단체와 함께 동물용의약품 투약에 엄격한 규제책을 만들고,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동물용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