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감기약 오·남용 '심각'
소보원 조사, "10명중 3명 용법·용량 무시"
가인호 기자 leejj@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6-10 12:57   
어린이 감기약에 대한 약물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소비자보호원은 최근 어린이의약품의 안전성 조사를 위해 어린이 자녀를 둔 서울 거주 주부 30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에 대한 감기약 이용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어린이 감기약에 대한 오·남용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부모의 33.3%(100명)은 어린이 감기약이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임의로 복용량이나 복용횟수를 늘려서 먹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전체 응답자의 51.7%(155명)는 자녀가 감기약 복용 중 약사 상의 없이 임의로 다른 감기약,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 진정제 등을 함께 먹인 적이 있다고 대답, 약을 병행 투여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보원은 "소비자가 함부로 약을 병행 투여하는 경우 약품에 포함돼 있는 유효성분간에 상호작용을 일으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버리기 아까워 아이에게 먹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부모가 전체 응답자의 11%(33명)인 것으로 나타나, 변질우려가 있는 의약품 복용에 대한 주의가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대상 어린이 중 4%(12명)는 감기약 복용 후 부작용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은 "감기약 복용 후 수면과다, 설사, 천식, 구토, 발진·발작, 두드러기 등 각종 부작용을 경험한 어린이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보원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함유된 시럽 또는 현탁액 형태의 어린이용 종합감기약 20종에 대한 안전성 조사결과 20개 의약품 모두가 아세트아미노산 함량 시험에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럽제 투약용기의 눈금표시는 연령대별로 세분된 복용량 표시와 일치하지 않아 정확한 용량 준수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소보원은 지적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지난 한해동안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한번이라도 먹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80%에 이르는 등 감기약은 가장 쉽게 이용하는 의약품 중의 하나이지만, 어린이 감기약의 용기·포장, 사용설명서의 표시상태가 어려워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보원은 △소비자 중심으로 의약품 표시개선 필요 △의약품 동봉 투약용기의 개선·다양화 필요 △시판 투약기의 기준·규격 마련 필요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위한 소비자 교육·홍보 강화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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