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약국 용도변경 법 해석 혼선
판결 제각각, 각 시·도 개설허가 고심
가인호 기자 leejj@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1-19 06:50   
병원 내 부지를 용도 변경해 약국을 개설하는 구내약국 개설 허가 기준을 놓고 법원마다 상반된 판결이 나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담합의혹약국 개설 허가를 담당하는 보건소는 물론, 해당 시·도들이 약국 개설 허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찾지 못하고 있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행정법원 11부(주심·조용호 판사)는 16일 L모씨가 구로구를 상대로 낸 '병원 내 약국개설 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 1심 재판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선고문에 따르면 L씨가 약국을 개설하려는 구로 2빌딩은 부지가 분할돼 의료기관 시설이나 구내로 보기 어렵다며 약국개설등록신청 반려는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약국개설 장소는 땅이 분할, 근린 생활시설로 분류됐기 때문에 고려대 구로병원과 관계가 없는 만큼 약국개설을 금지할 법적인 제재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L모씨가 개설하려고 했던 약국은 고려대 구로병원 후문쪽에 병원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시설에 건축된 3층 건물 1층에 들어서 있어 해당 약사회의 심한 반발과 함께 직영약국 의혹을 받아왔었던 것.

이에 구로구보건소가 약사법 16조5항2호 '의료기관 시설이나 구내에 해당하는 곳은 약국개설 등록을 받지 않는다'에 근거해 약국개설 허가를 반려했으며 L모씨가 이에 불응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약사회측은 "아직 판결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며 "사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부산지법 제2행정부(주심·박창수 판사)는 지난 10일 J모씨가 부산시 사하구를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 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는 규정된 약사법의 취지에 맞지 않아 병원의 부설약국으로 오인받을 수 있고, 건물이 용도 변경을 됐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병원 건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

판결문에 따르면 약국을 개설하려는 건물 내 2~3개 근린생활시설이 입점해 있으나 전체적으로 병원 건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병원 내 구내약국 개설을 불허한 약사법의 취지에 비춰 동 건물에 약국 입점은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J모씨는 부산시 사하구 하나병원이 용도 변경을 통해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취득한 건물 내에 약국개설 등록신청을 했으나 보건소가 이를 반려, 이에 불응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렇듯 의료기관의 부지를 용도 변경해 약국을 개설하는 사례에 대한 법 해석이 각각 다르게 나옴에 따라 해당 보건소 및 시·도는 개설 허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내약국 개설은 물론 담합의혹 약국에 대해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해당보건소에 개설 허가 불허를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판결이 제각각 나오는 등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업무에 큰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와 비슷한 사례로 약국개설이 금지된 약사들이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될지 몰라 속히 명확한 기준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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