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후 약국들이 구입한 후 소진되지 않은 의약품의 규모가 약 500억대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고약 처리를 위한 뚜렷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개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복지부가 분업 시행을 준비하면서 약사회측에 약속한 재고의약품 해결을 위한 방안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다 제약사가 반품 수용을 전제로 내걸은 거래자료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복지부가 2000년 분업을 준비하면서 약국들이 지나친 재고부담을 갖게 되거나 반품 등과 관련해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정부의 책임하에 해당 의약품에 대한 활용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약속이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또 처방의약품이 반품될 경우에는 초기 공급 물량에 대해 수해·해외원조 등 정부차원에서 의약품 구매수요가 발생할 때에 이를 우선적으로 구매토록 검토하겠다는 밝힌 것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제약회사들이 반품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전제조건으로 내걸은 거래관련 자료도 약국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약국들의 재고의약품 처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약사회는 약사회는 정부가 분업을 준비하면서 재고의약품 처리방안을 강구키로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과천청사에서 사장 재고약 문제 해결을 위한 릴레이 시위를 통해 재고약 처리 문제를 사회 이슈화하려는 움직임을 펴고 있다.
실태
약사회는 분업 수용을 위해 약국들이 구비한 의약품중 재고로 남아있는 의약품의 규모를 500억대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지난해 9월 파악한 바에 따르면 개봉된 의약품중 최근 3개월간 처방이 나오지 않는 의약품의 약국당 재고가 280만원이며, 이를 전국 1만8천여 약국에 대입할 경우 약 5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부산시약사회가 올 1월 조사한 결과 약국당 재고로 쌓여 있는 의약품의 규모가 360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약국들의 재고의약품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약사회는 이같은 수치에 반품을 전제로 유효기간이나 주문한 거래처가 확인되지 않는 의약품은 제외됐다며 실제 약국에는 이보다 더 많은 규모의 개봉의약품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약사회가 파악하고 있는 재고약 규모가 정확한 지에 대해서는 곳곳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약국들이 자신의 약국에 쌓여 있는 재고의약품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먹구구식 경영을 하고 있으며,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과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을 정확히 구분하지 않고 있게 때문이라는 것.
이에따라 재고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개 약국에서 일정 기준에 따라 사장재고의약품을 구분하는 등 약국의 재고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과제로 지목된다.
<약국 재고약 발생원인
개국가는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의약품이 약국에 재고로 남아 있는 원인을 △의사들의 처방목록 제출 거부 △제약회사 소포장 공급 미비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변경 등을 들고 있다.
개국가는 의약분업 시행 처방약 목록을 600품목 내에서 경정하기로 의사회측과 협의했는데 의사회가 이를 파기한 것이 약국들의 재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의약정 합의사항으로 의사회가 각 지역별 처방약 목록을 약사회측에 제시하기로 약사법에 반영됐는데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의약품 재고 누적을 가져오는 요인이라는 것.
이와함께 제약회사들의 소포장 공급 비협조도 재고의약품 누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개국가는 분업 초기 제약회사들의 약국들의 분업 수용에 협조하기 위해 소포장 공급에 협조하기로 했는데도 물류비 등을 이유로 소포장 공급을 실제로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적어도 100T 단위정도면 처방전 수용에 별 어려움이 없는데도 제약사가 1000T 단위로 공급해 약국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의약품을 공급받아 조제에 사용하고 남은 약은 재고로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개국가는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교체가 약국의 재고의약품 누적을 가져온 근본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분업후 제약회사에서 리베이트 등을 제공하며 자사 생산의약품을 의사들로 하여금 처방하게 유도함에 따라 약국들은 또 다시 의약품을 구비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고 처방에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은 재고로 남아 있게 됐다는 것이 개국가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동일성분 의약품의 경우 생동성 시험을 거친 품목에 대해 허용한 대체조제 조항이 유명무실한 것도 재고약 누적을 가져오는 요인이다.
생동성 시험을 위해 투자하는 금액이 수천만원 단위에 이르고 있어 제약회사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으며, 약국에서 대체조제를 하는데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대체조제를 할 경우에는 의사에게 동의를 받거나 사후 통보를 해야 하는 현 규정으로 인해 약국에서 이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책
약사회와 개국가는 개봉 재고의약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처방목록 제출 강제화 △제약사 소포장 공급 활성화 △처방약 선정 리베이트 근절책 마련 △일반명처방 의무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의사회가 약사법에 명시된데로 각 지역 의료기관에서 처방약 의약품 목록을 약사회에 제출하면 각 약국들이 처방목록에 근거한 재고관리가 가능해 개봉 사장 의약품의 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약사법에 따라 처방목록에 제출되면 목록외의 의약품을 의·약사 단체 협조없이는 처방할 수 없어 재고의약품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개국가는 전망하고 있다.
개국가는 제약사에서 소포장 공급을 위한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것도 약국의 재고의약품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최소 단위에서 최대단위까지 일정단위별로 의약품을 생산 공급하면 약국들이 수요에 맞춰 의약품을 구비할 수 있어 불필요한 의약품 구입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와함께 법적·제도적으로 제약사나 도매상의 처방약 선정관련 리베이트 근절책을 마련해 의사들의 무분별한 처방약 바꾸기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약사회가 개국가는 개봉후 사장된 의약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명 처방 의무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재고약 처리 문제는 상품명 처방으로 인해 발생된만큼 일반명 처방을 허용할 경우에는 재고로 남아있는 품목은 대체가 가능해 제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이다.
한편, 개국가의 재고 의약품 누적과 관련 제약업계는 분업이후 거래를 증빙하는 자료를 제출할 경우에는 개봉된 의약품이라도 반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개별 제약사들도 영업사원들을 독려해 반품에 불편이 없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지역별로 교품을 직접 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Y사의 경우에는 영업사원들이 자사의 개봉된 의약품을 수거해 인근 약국에 교품해주고 있으며, D사는 약국들의 반품 요구시 이를 수거해 재포장 또는 폐기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약국들이 반품을 요구한 품목중에는 유효기간이 훨씬 지난 경우도 있어 제약사들은 수용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제약사들의 반품 협조 방침에 대해 개국가는 전제조건으로 내걸은 거래증명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제약사들의 반품협조 방침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