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번뇌…한폭의 그림으로 정화"
고익배 / 전남대 명예교수
이종운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12-24 07:25   수정 2019.03.06 18:14

세상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러나 세상만사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못하는 경우가 있고 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어도 능력과 자질이 부족해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인생을 통해 전반부에는 해야 할 일에 전력을 다하고 후반기에는 하고 싶은 일에 후회가 남지 남을 정도로 몰입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바로 그 주인공이 硏庵 高翊培 교수(전남대 명예교수)다. 高교수는 최근 자신을 작품을 한데 모은 한국화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전에서 입상하는 등 아마츄어가 아닌 프로화가로서 새로운 경지를 열어가고 있다.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高 교수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광주 대동갤러리에서 한국화 작품전을 가졌다. 작품전에는 정년퇴임이후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에 전념 완성한 바위와 산을 소재로 한 수묵화 70여점이 전시됐다.

토요일 오후 전시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高 교수를 만나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을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제 인생의 황금기를 기쁨으로 이끌어준 그 행복한 시간의 편린들입니다" 

高 교수는 "지난 50여 년 동안 해야 할일로 여겼던 교육자와 약학자로서의 외길을 마무리하고  평생하고 싶은 일로 가슴속 그리움으로 간직해 왔던 그림을 큰 설렘과 열정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럴때마다 인도의 유명한 시인 타고르를 상기하고 용기를 냈단다. 타고르는 52세에 노벨상을 받고 70세에 그림을 시작하여 인도 근대회화의 세계를 개척한바 있다고 전했다.

그림에 뜻을 세운 그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일본 도쿄대학 객원교수로 있을 땐 수묵화와 관련된 10여권의 전문서적을 사 모을 정도로 차근차근히 준비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산수화에 천착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高 교수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山水畵는 사람의 심성을 맑고 바르게 정화하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산수화를 가까이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세속의 번뇌와 삶의 찌꺼기를 털어버리는 산수화의 순기능을 설명했다.

특히 예수나 성모의 초상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성화(聖畵)가 갖는 의미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그림이 곧 산수화임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硏庵은 또 "산은 산수화의 모체이며 바위는 산을 상징하며 바위의 강인함과 불멸의 의지에 물의 부드러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바로 산수화"라고 정의했다.

高 교수는 특히 檀園 金弘道가 그린 단양팔경의 사인암도(舍人巖圖)를 보고 시내가에 깎아지른 절벽 그 바위결의 묘사 농담 등 셈세하고 세련에 필치에 매료된 며칠밤 잠을 이루지 못했단다. 단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연암은 앞으로도 산수를 주로 그리되 현대감각을 가미한 사의산수화(寫意山水畵)의 새로운 모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高 교수의 제자이자 스승이기도 한 會泉 천명언 화가는 "선생님의 작품은 약학을 전공한 과학자의 정밀하고 치밀한 모습과 맑고 고운 정신세계가 함께 녹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끊임없이 정진하는 모습에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고 했다.

프로 화가로서의 연암 고익배

高 교수는 작품전 개막식에서 "평생 약학연구와 교육을 천직으로 삼아 정진해 왔다. 정년이후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그림공부를 시작 이제는 생이 다하는 마지막 날까지 붓을 놓고 싶지 않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작품전 개최와 함께 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는데 지난 16일 발표된 제27회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에서의 입상과 제20회 대한민국한국화대전에서 영예의 특선을 차지한 것.

정년퇴직과 함께 연암은 소정(小汀) 이인순(李仁順) 화백으로부터 십군자(十君子)를, 난파(蘭波) 김삼수(金三洙) 화백과 회천(會泉) 천명언(千明彦) 화백에게서 수묵산수화를 배웠다.

高 교수는 그동안 화가로서 동양화 및 서예부문에서 화려한 입상경력을 쌓아온바 있다.

高 교수는 제13회 대한민국종합미술대전 사군자부문 입선, 제3회 동아국제미술대전 한국화 특선, 2007 코레아 국제미술제 초대 추천작가, 제57회 개천미술대전 한국화 특선 등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 그동안 양정회 한국화 회원전, 2002 사랑의 작품전(아시아 복지재단), 광주 카톨릭 미술가회전, 광주서중 일고 미술회 등의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서예에도 일가를 이룬 高 교수는 제19회 신동아현대미술대상전 서에부문 특선, 제22회 국제현대미수창작전(한일 공동주최) 서예부문 대상 을 차지하기도 했다.

약학자 교육자로서의 프로필

高翊培교수는 1931년 광주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후 전남대학교 교수로 부임, 약학대학장 교수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高 교수는 한국약제학회 임상약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국민훈장 석류장과  약의상(약업신문), 약학교육상(대한약학회) 을 수상하기도 했다.

高 교수는 부인 朴順玉 여사와의 사이에 2男2女를 두었으며 현재 작품활동은 자택(광주시 남구 봉선2동 1076번지 포스코 더샵 109동 205호)내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하고 있다고 한다. (연락처 : 062-672-6331, 011-629-6330. E-ㅡmail : kib1130@hanmail.net)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정석종 전 전남대총장과 이화성 호남대 설립자는 "연암의 열정과 집념이 또다른 성과를 낳았으며 이는 평생을 통해 일관된 노력을 보여준 연암이었기에 가능했을것"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이민화교수(서울대 명예교수)도 "희수(77세)의 화가 연암 고익배 그는 더 이상 老益壯이 아닌 老益靑의 대명사라고 했는데 진정 사그라들지 않은 집념과 노력의 화신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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