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인생 반백년, 역지사지 정신으로 실천"
김재길 약사 / 동제원 약국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9-16 06:33   수정 2008.09.16 09:21

40여 년 동안의 약국 운영과 약초 연구, 적십자 봉사활동으로 늘 하루 24시간을 부족하게 살아왔던 한 약사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펴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50여 년간 이어온 그의 적십자 활동을 돌아보는 내용이지만 결국 그것도 그의 삶의 한 단면이다. 주인공은 충북 청주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길 약사. 그의 삶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적십자는 평생 함께 할 동반자"

적십자와의 인연은 김 약사가 중학교시절 청소년 적십자 활동을 시작한 이후 50여 년간 이어졌다. 그래서 김 약사는 적십자를 “평생 함께 할 동반자”라고 말하곤 한다.

그는 청소년시절 농어촌 봉사활동을 통해 문맹퇴치와 편지쓰기, 농촌 일손 돕기, 영농법 지도 등 농촌 계몽 운동을 펼치며 봉사에 대한 인식을 다져갔다.

이 시절 막연하게 시작했던 봉사에 대한 열정은 약대에 입학하게 되면서 더욱 커져갔다. 김 약사는 결국 공식적인 적십자 조직이 없었던 대학에서 ‘대학적십자회’를 만드는데 주축 역할을 하며 적십자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동은 약사가 된 이후였다. 김 약사가 가장 의미 있는 활동으로 꼽고 있는 ‘무의촌 순회 진료’에서 약사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었기 때문.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환자를 돌봤는지 셈하기 어려울 정도에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무의촌 순회 진료는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농산촌 주민들을 찾아가 무료 진료를 하는 이 활동은 매달 실시하며 12년간 지속됐다.

김 약사는 50년간 이어온 봉사 정신의 실천에 대해 “언젠가는 자기 역시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에 처할 수 있으며 이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남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초 연구 40년 “환자들에게 도움되길…”

그의 열정은 적십자 활동뿐 아니라 약초 연구에서도 발휘된다. 

김 약사는 적십자 봉사활동 현장에서 병고에 신음하면서도 약 한 첩 제대로 쓰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약초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다.

그리고 약초에 대한 연구를 <한국 천연약물대사전>, <최신 약용식물재배학>, <동양전통약물> 등의 저서에 기록했다.

“청소년 적십자 활동 시절 한 단원이 농촌 봉사활동을 할 때 가지고 간 약이 주민의 병고에 신기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을 경험했어요. 그때의 경험으로 약의 효능에 확신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적십자 봉사활동을 하면서 산야에서 좋은 약재, 신기한 약재를 찾아 환자들의 병고를 덜어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고 이는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에 들어가면서 현실로 이뤄졌다. 

“주말이면 배낭에 호미와 카메라를 메고 무조건 산으로 올라가 약초를 찾아 헤맸어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에 약초가 많아 길이 아닌 길로 다니기 일쑤였죠.”

이러한 노력으로 1,300여 종의 약초가 우리 나라에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저서를 펴낼 수 있었다.

“나의 연구 성과가 병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앞으로의 연구 성과와 내가 발견한 약재가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소중하게 쓰이길 바랄 뿐이죠.”

“약국은 마음의 둥지”

김 약사는 40여 년 동안 한 동네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약국은 밖에서의 봉사, 연구 활동의 바탕이다.

밖에서의 바쁜 생활은 가족들에게 소홀한 남편이자 아버지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항상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김 약사는 약국을 둥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운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약국 문을 열 예정이에요. 약국은 자식들이 언제라도 찾아와 힘을 재충전할 수 있는 마음의 둥지니까요.”

자식들에게 못 다한 아버지로서의 노릇을 둥지를 지키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신하고 한다는 김 약사는 오늘도 어김없이 약국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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