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제로, 자정결의… 그 후 약국가는…
고질적 불법행위 여전, 임원 솔선수범·철저한 증거수집 통한 자정 나서야
김지호 기자 kimjiho@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7-23 06:05   수정 2008.07.23 15:36

면대, 문어발식 약국경영, 카운터 등 무면허자 판매, 난매, 본인부담금 할인, 무상드링크제공... 근래 들어 약사 사회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불법행위 근절에 대한 회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각급 약사회에서 자정을 위한 사업을 전개했지만 구호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급기야 최근에는 공중파방송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약국의 불법행위를 고발하고 나서 직능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키는 지경에 이르자 약사들의 자정 결의가 봇물을 이뤘다. 그로부터 2개월여 실제 약국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최근, 한때 서울 시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대형약국 밀집지역으로 유명했던 종로5가 지역 약국가를 찾아봤다. 세가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좁은 지역에 20여개 전후의 약국들이 성업 중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매우 작은 규모의 약국 몇 곳과 예외적인 2~3곳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한두 명의 약사가운을 착용한 약사 좌우로 가운을 입지 않은 와이셔츠바람의 중년 남성들이 두세 명, 많게는 5~6명 까지 서서 고객을 맞고 있었다.

이들을 모두 카운터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겠지만 일단, 약사라고 인정해 주더라도 기본적인 가운 착용의 의무를 도외시한 것이고 사실상 이들 중 상당수가 카운터라는 것이 지역 약국가에 정통한 관계자의 의견이다.

성북구 N약국, 강북구 K약국, 도봉구 S약국, 도매 유력 인사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서대문구 S약국 등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면대 의혹약국들과 모두 실 소유주가 한사람의 약사로 알려져 있는 강릉 소재 4개 약국 등도 별다른 변화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역도 도매와 연계된 면대약국에 대해서는 최근 약사회의 강경한 대처로 몇몇 약국이 처리됐지만 여전히 일반 면대약국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약국의 불법행위 실태를 고발했던 MBC 불만제로는 지난 10일 약국의 두 얼굴 2를 통해 또 한번 약국불법행위 실태를 고발하고 나섰고, 16일에는 충북 청주 지역에서 4명의 면대약국 업주와 6명의 면대약사가 경찰에 적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약사사회가 충격을 받고 대대적인 자정결의를 외치긴 했지만 실제 고질적으로 불법행위를 일삼는 주체들은 복지부동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급 약사회들도 면대척결 등 불법행위 근절을 소리 높여 외쳐 왔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낼 만큼의 노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구호 수준에 머물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동안 적극적인 노력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사례들도 있다.

울산시약사회는 현 집행부가 출범하고 불법행위 근절을 다짐하고 우선 임원들이 앞장서 카운터를 없애는데 앞장섰다. 그 결과 일부 대형약국을 제외한 상당수의 약국들이 카운터를 없애거나 전산요원화 시키는데 동참했다.

부산시약사회도 약국위원장을 맡은 백형기 약사가 회원들에게 자정을 요구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먼저 나서 카운터를 없애는 노력을 보이는가 하면 도매가 운영하는 면대약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원주시약사회는 회장의 철저한 증거 확보와 끈질긴 고발조치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경우. 면대약국은 구조상 약사 출근 전이나 퇴근 후 무자격자 조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징후가 보이는 약국은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증거를 수집하고 확증이 서면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고발조치하고 처리될 때까지 직접 법정에서 증언하는 등 쉽지 않은 행보를 이어왔다.

또한 사입가 미만 판매 등 난매를 일삼는 약국에 대해서는 이 같은 행위가 근절될 때 까지 고발조치 함으로써 무분별한 약국 간 경쟁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경영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 같은 사례들이 제시하는 교훈은 일단 단속하고 지도하는 임원들의 솔선수범 필요성과 고발 등 강력한 대응을 통해 불법행위가 발붙일 수 없음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임원의 솔선수범은 일선 개국가에서 여전히 일부 임원들의 불법행위 사례와 이로 인한 약사회에 대한 신뢰 하락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약사회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이번 청주 흥덕경찰서의 면대약국 적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국가의 불법행위들이 대부분 증거 확보와 입증이 쉽지 않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스스로의 개선 의지가 없거나 약사회 차원에서의 접근으로 해결 되지 않는 약국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힘을 빌어서라도 다수 선량한 회원과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매스미디어에 의한 고발이나 외부 사법기관의 적발에 의한 해결은 직능의 대외적 위상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밖에 없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약사와 약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자정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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