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외자 ‘전략적 제휴’…어떻게 할 것인가?<상>
상호 ‘Win-Win’을 위한 접점 찾기가 핵심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10-11 00:30   수정 2007.10.11 16:36

최근 들어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연구개발 투자 및 ‘전략적 제휴’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세계 제1의 제약사인 화이자가 국내 연구개발 투자 및 공동연구 등에 관한 MOU를 정부와 맺은 이후, 다국적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투자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화 전략과 맞물리면서, 이제는 로컬-외자 간의 전략적 제휴로까지 논의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올해 다국적 제약사 국내투자 움직임 봇물

올해 국내 제약 산업에 대한 다국적 제약사의 투자 움직임은 화이자의 ‘3억불 투자’ 발표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6월 13일 세계 제1의 제약사인 화이자는 2012년까지 국내에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총 3억불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국내 제약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화이자의 국내 투자 발표 이후,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 역시 정부 및 민간 업체 등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14일 폐막한 ‘바이오코리아2007’ 행사를 전후로, 국내에 법인을 둔 다국적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등 국내 제약사들과의 전략적 제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일라이 릴리는 9월 2일 국내에서 처음 열린 국제폐암학회 참석차 본사 임직원들이 방한해 공동연구 등을 위한 파트너를 물색했으며, 노바티스는 9월 12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및 제약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노바티스 벤처펀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MSD의 경우 ‘바이오코리아2007’ 행사를 통해 동아제약, 종근당, 유한양행, 중외제약 등과 미팅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오노기, 주가이 등의 일본 제약사들도 국내 제약사들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립 서비스인가? 실질적인 파트너 찾기인가?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다국적 제약사들의 움직임에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 시장을 의약품 판매처로만 여기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지난 몇 년간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공장들이 중국 등 노동력이 싼 지역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국적 제약사들은 ‘과거 공장건설 등 시설투자에서 벗어나 연구개발이나 임상시험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2006년 6월 15일)’거나 ‘2007년~2011년까지 5,400여 억원 R&D 투자 계획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혐의’를 완전히 벗어버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의 일관된 목소리에 대해 “더 이상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의견도 부각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우선 KRPIA 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단순제조는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이관되는 한편, 선진국들은 R&D 역량 강화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동일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 최근의 다국적 제약사들의 발표가 ‘립 서비스’가 아님을 지적했다.

이어 KRPIA는 “한국의 바이오 과학 및 R&D 수준의 발전과정을 보면, 현재 발전단계는 고성장 단계로 나아가는 시점”이라며 제약 산업과 관련된 국내 과학기술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제약사들 역시 다국적 제약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점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중앙연구소 이관순 소장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제휴를 통해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아서는 아직 이렇다할 실적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을 아웃소싱 대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전과는 다른 변화로 우리나라의 신약개발 능력이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LG생명과학 전략제휴팀 윤수희 팀장 역시 “4~5년 전에 비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떻게 보면 그간 상대적으로 한국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들의 전략적 제휴에 대한 움직임에 대한 진위 논쟁과는 별도로,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화’라는 기치 아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실질적인 파트너십 구축이 아닌 국내 시장에 약을 팔기 위한 ‘립 서비스’고 해도, 국내 제약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전략적 제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전략적 제휴는 국내 제약사들이 착목해야할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고, 따라서 논의의 초점은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전략적 제휴를 맺을 수 있을 지로 모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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