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mRNA 특허전쟁…사노피, 화이자·모더나 상대로 새 전선
트랜스레이트 바이오 개발 특허 4건 침해 주장…배심원 재판 요청
2021년 32억 달러에 인수한 트랜스레이트 바이오 특허 권리 주장
기존 분쟁 합의한 화이자·모더나, 2026년 다시 법적 공방 직면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20 06:00   수정 2026.07.20 06:01

사노피가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및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에 적용된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문제 삼아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최근 일부 mRNA 특허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지만, 사노피가 새롭게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mRNA 백신의 핵심 전달기술을 둘러싼 지식재산권 분쟁이 다시 확산하는 양상이다.

사노피 측 변호인단은 이번 주 미국 뉴저지주 연방지방법원에 화이자와 모더나를 상대로 각각 소장을 제출했다. 사노피가 문제 삼은 것은 백신에 포함된 mRNA를 체내로 전달하는 기반 기술인 LNP다.

화이자 대상 소송에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rnaty)에 적용된 LNP 기술이 포함됐다. 모더나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와 엠넥스스파이크(mNexspike), RSV 백신 엠레스비아(mResvia)에 사용된 기술이 쟁점으로 제시됐다.

LNP는 불안정하고 체내에서 쉽게 분해될 수 있는 mRNA를 감싸 표적 세포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이 승인된 이후 관련 기술을 둘러싼 특허소송이 잇따르면서 LNP는 분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사노피 법률대리인단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사용한 LNP 기술이 트랜스레이트 바이오(Translate Bio)가 개발한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사노피는 2021년 32억 달러를 투입해 트랜스레이트 바이오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는 사노피가 자체 mRNA 코로나19 백신을 승인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행보로 해석됐다. 사노피는 이후 2024년 5월 노바백스와 제휴를 맺고 단백질 기반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Nuvaxovid)의 공동 상용화와 복합백신 후보 개발에도 나섰다.

이번 소송에서 사노피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투여되는 과정에서 자사와 트랜스레이트 바이오가 보유한 mRNA 전달 방법 관련 특허 4건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의료진이 해당 백신을 투여할 때 결과적으로 특허기술이 사용되지만,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침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사노피 측 논리다.

사노피는 두 사건 모두 배심원 재판을 요청했다. 법원이 특허침해 주장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화이자와 모더나를 상대로 손해배상이나 그 밖의 금전적 구제도 청구하고 있다.

모더나는 소송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더나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회사는 이번 소송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주장에 맞서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송과 관련한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

화이자는 사노피의 소송 제기에 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mRNA 백신 관련 특허분쟁은 최근 수년간 복수의 바이오기업과 글로벌 제약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이어져 왔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그동안 여러 소송에서 피고 또는 분쟁 당사자로 거론됐다.

모더나는 올해 일부 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앨나일람(Alnylam)과의 특허분쟁을 해결했으며, 로이반트의 계열사 진벤트(Genevant), 감염병 전문 바이오기업 아버터스(Arbutus)와도 합의했다.

모더나는 진벤트·아버터스와의 합의 과정에서 9억5000만 달러를 선급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신 향후 백신 매출에 따른 잠재적인 로열티 지급 의무에서는 벗어났다.

화이자도 지난해 8월 GSK 및 GSK의 파트너사 큐어백(CureVac)과 벌인 유사한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3억2000만 달러의 선급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사노피가 새롭게 소송을 제기하면서 mRNA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이 2026년에도 계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바이엘도 지난 1월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모더나와 화이자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냈다. 화이자의 mRNA 파트너사 바이오엔테크도 피고에 포함됐다. 바이엘은 이와 별도로 mRNA 방식이 아닌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뉴저지주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엘 법률대리인단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 안정성과 생성 단백질의 양 또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세포 구성 요소에 존재하는 문제가 되는 코딩서열을 제거하는 자사 기술을 백신 개발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기존 소송의 상당수는 사노피가 이번 소송에서 제기한 것과 같은 LNP 전달기술 문제에 집중돼 있다.

사노피가 화이자와 모더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며칠 뒤에는 아버터스와 진벤트도 화이자 및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상대로 새로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두 회사는 유럽연합(EU) 내 여러 국가에서 구제를 요구하며 총 3건의 국제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대상 소송에 유럽 내 법적 대응을 추가한 것이다. 이번 국제소송에서 문제가 된 특허 역시 LNP 전달기술과 관련돼 있다.

이에 따라 mRNA 백신 특허분쟁의 쟁점은 백신에 사용된 mRNA 서열뿐 아니라 이를 보호하고 체내에 전달하는 LNP 기술로 이어지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기존 분쟁 일부를 거액의 합의금으로 종결한 가운데, 사노피를 비롯한 기업들이 관련 특허에 대한 권리를 잇달아 주장하면서 LNP 기술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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