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제약·바이오, '바이오베터' 플랫폼으로 글로벌 빅파마 뚫는다
단순 신약 개발 넘어 피하주사·ADC·siRNA 등 '전달 플랫폼'이 핵심 무기
알테오젠·보로노이·리가켐 등 코스닥 헬스케어 지수 견인
하반기 11.6조원 펀드 투입 '상승 트리거' 기대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02 12:20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연구위원.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미국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NBI)가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 시장의 주가 괴리를 극복할 핵심 열쇠로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바이오베터' 기술력이 지목됐다. 이미 2년 연속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쾌거를 이루고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쏟아내고 있는 코스닥 바이오텍들이 하반기 헬스케어 섹터의 본격적인 반등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 KOSDAQ CONNECT’ 컨퍼런스에서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연구위원은 코스닥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집중 진단했다.

엄 연구위원은 국내 산업을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신약 개발, 바이오베터 등 4대 영역으로 분류했다. 

이 중 막대한 자본력이 필요한 CDMO와 바이오시밀러는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에 직면했으며, 막대한 R&D 자금이 소요되는 단순 신약 개발 역시 글로벌 빅파마와의 정면 대결이 버거운 실정이다. 반면 기존 블록버스터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하거나 전달 방식을 개선하는 '바이오베터' 플랫폼은 막대한 비용을 아끼면서도 빅파마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는 블루오션 영역으로 안착했다.

실제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를 이끄는 핵심 기업들은 모두 독보적인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1위 항암제인 머크의 '키트루다SC(Qlex)' FDA 승인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이뤄냈다. 미국 시장 내 SC 제형 전환율은 매월 1.5%p씩 가파르게 상승 중이며, 향후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SC,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SC 등으로 글로벌 탑티어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최대 20조 원 규모의 SC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기술이전 없이 미국 시장 직접 판매를 목표로 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VRN11)는 타그리소 투약 후 발생한 뇌전이 병변에서 완전관해(CR)를 입증하며 차세대 메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이중항체 분야에서도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독자적인 ADC 플랫폼(ConjuALL)을 바탕으로 얀센, 암젠 등과 누적 9.6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달성했으며, 하반기 얀센과 진행 중인 Trop2 ADC(LCB84)의 1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이중항체 및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Grabody-B)으로 사노피, 일라이 릴리 등과 누적 9.2조 원의 계약을 맺었고, 최근에는 릴리와의 협력을 통해 적용 범위를 유전자 치료제(siRNA, ASO)까지 넓히며 모달리티 확장에 성공했다.

대사질환 및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업들도 눈에 띈다. 

올릭스는 작은 간섭 RNA(siRNA) 플랫폼을 통해 일라이 릴리와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글로벌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경쟁사인 애로우헤드가 증명한 'siRNA+비만치료제' 병용 시너지의 혜택을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약물 전달 플랫폼(ORALINK)을 기반으로 MASH 치료제(DD01)의 압도적인 개선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화이자가 인수한 멧세라와의 협업으로 하반기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글로벌 1상 결과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개별 기업의 호재와 더불어, 하반기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을 밀어 올릴 강력한 동력으로는 '국민성장펀드'가 꼽힌다. 정부가 주도하는 11.6조 원 규모의 바이오·백신 분야 자금 투입이 본격화되면서, 기술력이 검증된 코스닥 우량 바이오텍으로의 훈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엄민용 연구위원은 "국내 바이오텍들은 이제 글로벌 학회에서 빅파마의 도움 없이도 자체 기술력만으로 임상 결과를 발표할 만큼 고도화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하반기 플랫폼 검증을 마친 기업들의 대규모 본계약 전환과 주요 데이터 발표, 그리고 모험자본의 유입이 맞물려 시장의 괴리를 좁히고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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