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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MSD)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TROP2 항체약물접합체(ADC) 'sac-TMT'의 개발 전략을 공개하며 키트루다(Keytruda) 이후 폐암 시장 주도권 확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에서도 비소세포폐암(NSCLC)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1차 PD-L1 저발현·음성 비편평 NSCLC 적응증은 여전히 비어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SCO 2026에 따르면, MSD의 sac-TMT 개발 프로그램인 'TroFuse'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7개의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sac-TMT를 차세대 핵심 항암제로 육성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워크호스(workhorse)'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공백도 존재한다.
현재 MSD는 PD-L1 고발현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편평 비소세포폐암 유지요법 연구는 진행 중이지만, 시장 규모가 가장 큰 PD-L1 저발현 또는 음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등록임상은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는 키트루다가 세계 최대 면역항암제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KEYNOTE-189 연구의 핵심 환자군과도 맞닿아 있는 영역이다.
ASCO 현장에서 MSD 종양임상개발 책임자인 마조리 그린(Marjorie Green) 박사는 이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 KEYNOTE-189를 대체할 연구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폐암 치료 환경은 점점 세분화되고 있으며 무조건 모든 약제를 추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MSD는 sac-TMT를 키트루다 및 항암화학요법과 단순 병용하는 전략에 거리를 두고 있다. 혈액암에서는 다중 병용이 효과를 보였지만 고형암에서는 독성 문제로 인해 충분한 약물 용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은 경쟁사들과도 차별화된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TROP2 ADC '다트로웨이(Datroway)'를 중심으로 대규모 폐암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 경쟁사들은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 ADC를 동시에 사용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MSD는 이른바 '산탄총식 접근법(shotgun approach)'보다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치료법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린 박사는 "종양학에서 산탄총식 접근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라며 "MSD는 현재가 아니라 3~5년 뒤 표준치료가 어떤 모습일지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sac-TMT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
ASCO에서는 MSD의 파트너사인 중국 켈룬 바이오텍(Kelun Biotech)이 진행한 OptiTROP-Lung05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이어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PD-L1 음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OptiTROP-Lung06 연구 결과도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는 해당 결과가 향후 MSD의 전략 변화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만약 OptiTROP-Lung06 연구가 성공할 경우 MSD 역시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현재 비어 있는 PD-L1 저발현·음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영역을 공략하기 위한 신규 등록임상 추진 여부가 관심사다.
MSD는 또 다른 차세대 자산인 PD-1×VEGF 이중특이항체 MK-2010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해당 후보물질을 이미 임상 3상 진입이 가능한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sac-TMT와 마찬가지로 무리한 다중 병용 전략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린 박사는 "약물을 추가할수록 독성이 증가해 오히려 생존 개선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며 "아직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ASCO 2026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한 신약 개발 현황이 아니었다. 키트루다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MSD의 고민과 방향성이 드러난 자리였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병용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가운데 MSD는 독성과 실제 진료 현장을 고려한 보다 정교한 접근을 선택하고 있다. 향후 공개될 중국 임상 결과와 추가 글로벌 임상 전략이 sac-TMT의 미래 가치를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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