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안전관리 체계 정밀 운영 돌입
안전성 시험법 8종 정비…크롬·염모제 검출부터 52주 인체시험까지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04 06:00   수정 2026.06.04 06:02

중국이 화장품 안전성 평가에 활용되는 시험방법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유해 성분 검출법부터 유전독성·반복독성 평가, 미백 신원료의 장기 인체 안전성 확인까지 원료 안전성 평가와 품질검사에 적용되는 기술 기준이 새롭게 마련됐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지난달 29일  ‘화장품 중 3가 크롬 및 6가 크롬의 시험방법’ 등 8개 시험방법을  ‘화장품 안전기술규범(2015년판)’에 편입하는 공고(2026년 제51호)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 식품약품검정연구원(NIFDC, 이하 중검원)은 8개 시험방법의 제정·개정 배경과 주요 적용 기준을 설명하며 제도 도입 취지를 상세히 밝혔다.

중검원이 8개 시험방법의 제정·개정 배경과 주요 적용 기준을 설명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NIFDC기자명

이번에 편입된 시험방법은 성분 분석, 독성 평가, 인체 안전성 검증을 아우른다. 기존 안전관리 요구를 실제 검사와 평가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기준을 구체화한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분 검출 분야에선 기존 공백을 메우는 시험법이 포함되기도 했다. 새롭게 마련된 시험방법 중 하나는 화장품 중 3가 크롬과 6가 크롬을 구분해 측정하는 분석법이다. 기존 규정은 6가 크롬을 금지 성분으로 관리하고 있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구분·측정하는 시험방법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크롬은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는 금속이다. 일반적으로 3가 크롬과 6가 크롬 형태로 존재하는데, 3가 크롬은 일정 수준 이하에선 인체에 유익한 미량 원소로 알려져 있는 반면 6가 크롬은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중국은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와 유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 기술을 활용해 두 형태를 구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규범에 포함시켰다.

방부제·염모제 분야의 검출 기준도 보강됐다. 라우로일아르기닌에틸에스터 염산염은 2020년 중국이 사용을 허용한 방부제다. 사용 사례가 늘고 있었지만 관련 시험방법이 없어 품질관리와 감독 과정에서 통일된 기준이 부족했다. 이번 표준은 해당 성분을 정량 분석하는 방법을 마련해 등록·비안, 기업 자가검사, 감독 검사에 동일한 기술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염모제 분야에선 1-하이드록시에틸-4,5-디아미노피라졸 황산염 등 11종 사용 허용 염모제에 대한 시험방법이 추가됐다. 최근 염모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용 허용 원료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중검원은 “기존에 일부 염모제 원료의 경우 대응되는 시험방법이 없어 품질관리와 안전위험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료 안전성을 평가하는 독성 평가 분야에선 세균 복귀돌연변이 시험과 체외 포유류 세포 염색체 이상시험 등이 개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 시험법들은 화장품 원료의 유전독성 가능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원료가 유전자 변이나 염색체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으로 안전성 평가 과정에서 활용된다.

중국은 OECD 최신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관련 기준을 개정했다. 세균 복귀돌연변이 시험에선 시험물질 용량 설정 원칙을 구체화하고 음성 결과에 대해서도 반복 검증을 요구했다. 체외 염색체 이상시험에선 분석 세포 수를 확대하고 결과 기록 방식을 세분화했다. 결과의 신뢰성과 기록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유전독성 시험이 세포 수준의 위험 가능성을 확인하는 절차라면, 90일 독성시험은 반복 노출에 따른 영향을 살피는 평가다. 90일 경구 독성시험과 90일 경피 독성시험은 화장품 원료가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독성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중국은 OECD 최신 가이드라인과 기존 식품·화장품 독성시험 기준을 반영해 시험동물 수, 용량 설계, 임상검사, 병리검사 항목 등을 구체적으로 정비했다.

특히 경피 독성시험에는 내분비 독성과 관련된 평가 지표가 추가됐다. 반복 사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보다 세밀하게 확인하기 위한 내용이다.

실험실 단계의 평가를 넘어 실제 사용 환경을 반영한 인체 검증 기준도 포함됐다. 미백·기미 개선 기능을 가진 신규 원료에 대해 장기 인체 사용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 기준이 명시된 것. 시험은 최소 52주 이상 진행해야 하며 시험 완료 인원은 100명 이상이어야 한다.

배경엔 일본에서 발생한 로도덴올(Rhododenol)  관련 사례가 있다.  이 성분이 함유된 미백 제품 사용 후 일부 소비자에게 백반과 유사한 색소 이상이 보고됐고, 일부 사례에선 사용 중단 이후에도 증상이 남았다. 중검원은 단기간 인체시험만으로는 이런 지연성 피부 부작용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시험방법은 미백 신원료의 안전성 평가 요구를 새롭게 만드는 규정이라기보다 장기 인체 안전성 평가를 수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 기준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

이번에 편입된 8개 시험방법은 개별 성분 분석법 추가에 그치지 않는다. 원료 검출, 유전독성 평가, 반복독성 확인, 장기 인체 안전성 검증까지 서로 다른 단계의 안전성 평가 기준을 하나의 규범 안에 함께 반영했다. 중국 화장품 규제가 새로운 제한을 도입했다기보다 기존 안전관리 체계를 보다 정밀하게 운영하기 위한 시험·평가 기준을 정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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