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즈키 허브 연구소가 최근 일본의 10~60대 여성 총 7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9%가 스킨케어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49.5%는 ‘의무감’ 때문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좋아서·자발적으로’ 스킨케어를 한다는 응답이 의무감보다 높게 나타난 연령대는 10대가 유일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피부 관리를 취미 생활보다는 일상의 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일본 스즈키 허브 연구소는 지난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의 10대~60대 여성 총 780명을 대상으로 ‘스킨케어 피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대다수의 일본 여성 소비자가 스킨케어를 일종의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참여자의 86.2%가 스킨케어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즈키허브연구소
스킨케어를 의무로 받아들이는 인식은 관리 방식의 간소화 욕구로 이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86.2%는 ‘스킨케어를 최소한으로 끝내고 싶다’거나 ‘오늘은 하고 싶지 않다’고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가끔 있다’가 45.0%, ‘자주 있다’가 41.2%였다. 연령별로는 20대 여성의 90.0%가 관리의 번거로움을 가장 크게 느꼈으며, 10대(89.3%)와 40대(88.4%)가 그 뒤를 이었다. 60대 역시 78.4%가 스킨케어 간소화 욕구를 느끼고 있었다.
여성들이 피부 관리를 생략하거나 줄이고 싶어 하는 결정적인 원인은 신체적·정신적 피로였다. 복수 응답 결과, ‘피곤할 때 스킨케어가 귀찮다'고 답한 비율이 86.9%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바쁠 때(48.1%)’와 ‘의욕이 떨어졌을 때(20.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사 노동의 비중이 높은 30대(29.7%)와 40대(25.8%)는 ‘육아와 가사로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비율이 타 연령대 대비 월등히 높았다.
피부 관리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 확보하고 싶은 가치는 휴식이 꼽혔다. 스킨케어 시간을 아껴 얻고 싶은 활동으로 응답자의 56.3%가 ‘혼자서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을 꼽았으며, 53.8%는 ‘수면’을 선택했다. 10대의 경우 수면(56.9%)과 취미(53.1%)를 원하는 목소리가 컸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아낀 시간을 다시 ‘더 심도 있는 스킨케어’에 쓰고 싶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해, 여성들이 피부 관리에 할애하는 물리적 시간 자체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음이 증명됐다.
스킨케어 만족도는 비용보다는 '확실한 효과'와 '선택의 편의성'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다.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피부 고민이 사라지는 것’이 64.7%로 1위를 기록했다. ‘나에게 맞는 케어를 찾아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되는 상태(46.2%)’가 ‘비용 절감(35.9%)’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결국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현대 여성에게 또 다른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세대별 특징도 뚜렷하게 관찰됐다. 10대 여성의 경우 ‘주변에서 피부 칭찬을 듣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비율이 43.8%로, 전 세대 평균 27.2%를 크게 웃돌았다. 설문보고서는 “자기만족을 넘어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동조를 중요시하는 청소년기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스즈키 허브 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대 여성에게 스킨케어가 즐거운 보상이 아닌 ‘해내야만 하는 업무’로 변질됐다고 분석했다. 정보가 넘쳐나고 비교가 쉬운 환경에서 여유 없는 일상을 보내는 여성들이 가성비보다 ‘나에게 맞는 확실한 하나’를 찾아 관리 시간을 단축하고, 그 여백을 수면이나 휴식으로 채우길 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