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뷰티 시장에서 K-뷰티 스킨케어 브랜드의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소비자가 틱톡에서 영상을 보고 곧바로 구글에서 검색한 뒤, 아마존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검색과 소셜 데이터, 실제 결제 내역의 교차 분석 결과,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K-뷰티의 구조적 강점이 드러났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이핏데이터(YipitData)와 트렌드 탐색 플랫폼 스페이트(Spate)는 최근 보고서 'VIRALITY-DRIVEN BRANDS ARE TAKING A SLICE OF THE BEAUTY PIE(바이럴 브랜드가 차지한 뷰티 파이)'를 공동 발표했다. 이핏데이터는 1100만명 이상의 소비자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별 매출 변화를 추적하고, 스페이트는 200억건의 구글 검색 신호와 6000만건 이상의 틱톡 영상을 분석해 소비자의 관심 변화를 포착했다. 이번 보고서에선 브랜드의 단순한 인지도 변화가 아니라, 어떤 브랜드가 검색과 바이럴을 선점해 실제 시장 점유율로 연결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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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큐브, 영상 친화적 포맷이 만든 성장
에이피알의 메디큐브(MEDICUBE)는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브랜드로 꼽혔다. 피부 관리 기기와 스킨케어 제품을 결합한 전략이 핵심이다. 대표 제품인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는 사용 전후의 피부 변화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어 틱톡 영상 포맷에 적합했다. 실제로 짧은 영상에서 눈으로 확인 가능한 결과가 반복 노출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동시에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검색량 증가로 직결됐다. 메디큐브 관련 키워드의 구글 검색량은 전년 대비 197.8% 늘었고, 미국 내 틱톡 조회수는 1000% 이상 상승했다. 이핏데이터와 스페이트는 메디큐브의 상승세가 일회성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년 동안 30% 이상의 추가 성장이 예측됐다.
구매 데이터가 전망을 뒷받침한다. 아마존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메디큐브의 점유율은 지난 5월 2%를 넘어섰다. 아직은 소수지만, 세라베(CeraVe)나 뉴트로지나(Neutrogena) 같은 글로벌 강자의 비중이 서서히 줄어드는 가운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틱톡에서의 강력한 노출이 실제 매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아누아와 믹순, 성분 기반 스토리텔링
아누아(anua)는 성분 중심 포지셔닝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 성분인 어성초가 틱톡과 구글에서 동시에 화제가 됐고, ‘저자극’ ‘민감 피부용’ 같은 키워드와 함께 브랜드명이 검색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를 확보했다. 틱톡에서의 총 조회수는 93억건을 넘겨 전년 대비 213.9% 성장했다.
구매 흐름에서도 아누아는 꾸준히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의 페이셜 세럼 카테고리에서 점유율이 꾸준히 성장 중이다. 최근 코스알엑스가 하락을 기록한 구간에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단순히 관심을 끈 것이 아니라, 대체 구매가 실제로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아누아의 유통 데이터에도 주목했다. 지난해 ‘아누아 제품을 샀다’고 밝힌 소비자의 68%는 아마존에서 구매했다. 이들은 동시에 울타나 세포라에서도 효능 중심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소비자들로 나타났다. 아누아의 울타 입점 전부터 이미 디오디너리(The Ordinary), 라로슈포제(La Roche-Posay) 등의 브랜드를 함께 구입했던 소비자들이다. 보고서는 아누아가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오프라인에서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믹순(Mixsoon) 역시 주목할 만하다. 아직 절대적인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틱톡 조회수가 37억건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성분, 순함, 사용감이라는 세 가지 축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소비자의 피드에 노출시켰다. 이런 방식은 단기 유행보다는 안정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쌓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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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알엑스, 스네일 뮤신 이후의 과제
코스알엑스(COSRX)는 한때 글로벌 스킨케어 세럼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스네일 뮤신 성분이 틱톡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을 견인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이 둔화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알엑스의 미국 내 인기도 지표는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고, 틱톡 조회수는 60% 이상 감소했다. 아마존 내 점유율도 2024년 초반의 정점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해 올해 들어선 메디큐브와 아누아에 추월당하는 구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단일 성분이나 특정 제품에 의존한 전략이 가진 한계를 보여준다. 새로운 성장 키워드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 관심은 더 빠르게 이동한다. 코스알엑스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선 차세대 성분이나 새로운 포맷을 통해 검색과 영상 노출에서 새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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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브랜드가 바꾼 유통 지형
브랜드별 성장은 유통 경로의 변화를 동반했다. 틱톡에서 확산된 브랜드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유통 선택지를 보면, 아마존의 비중 증가가 압도적으로 높다. 2023년 68%였던 아마존의 비중은 2024년 72%,올해엔 75% 이상으로 올라섰다. 반면 세포라, 울타, 타깃, 월마트 등 전통적 유통 비중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가 틱톡에서 본 제품을 가장 빠르게, 확실히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아마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의 의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누아의 사례처럼 아마존 중심의 소비자도 울타에서 효능 중심 브랜드를 함께 구매하기도 한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사가 바이럴 브랜드를 조기에 포착해 입점시킨다면, 교차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끌어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검색과 바이럴을 장악한 브랜드가 시장을 선도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메디큐브는 영상 친화적 기기-스킨케어 결합으로, 아누아와 믹순은 성분과 저자극 메시지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반대로 코스알엑스는 단일 성분 의존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가 검색할 키워드와 영상으로 보고 싶어하는 포맷을 먼저 제시하는 브랜드만이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보고서는 “아마존은 여전히 초기 확산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무대”라면서도 “울타나 세포라 같은 오프라인 채널은 트렌드를 확장하는 보조축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K-뷰티는 단순한 한류 이미지를 넘어 '성장 전략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검색과 바이럴을 통해 소비자의 루틴 속에 브랜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해 나가는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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