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시장 난타전 하향평준화 돌입-'답 없음'
올해 치러진 입찰 혼전-공멸우려 팽배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2-05 09:41   수정 2004.02.05 09:44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입찰시장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올해 치러진 입찰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예외 없이 고개를 젓고 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은 지난해는 자정해야 한다는 말들이 무수히 나왔지만 올해는 이런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는 점.

'이제는 틀렸다'는 소리만 무성한 가운데, 지난해보다 심한 양상으로 매 입찰 때마다 잡음을 내며 한해를 관통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이 같은 난타전이 지속되며 낙찰업소, 낙찰못시킨 업소 할 것 없이 매 입찰결과가 부메랑이 돼 전 업계가 하향평준화되며 낭패를 볼 것이라는 점.

병원분회 고위 인사는 " 기득권은 이미 붕괴됐다. 자유경쟁의 틀 안에서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다. 제살깍기식 지나친 경쟁이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며 " 가격이 계속 내려가면 사립병원들도 저가입찰에 적극 나설 것이고, 복지부도 내려간 가격을 조사해서 저가를 유도하면 도매와 제약이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게 고민거리. 업소난립이란 치명타를 맞은 도매업계에서 입찰 때마다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들은 이미 확대재생산된 상태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몇몇 도매업소들이 도매업계 위상을 정립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현재 대개의 업소가 자유롭지 않지만, 특히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공통 거론되는 업소들이 업계 공통의 이익을 위해 인식을 전환해야 서서히 질서를 잡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돌아가며 피해자를 확산시킬 것이 뻔하다는 우려를 바탕에 깔고 있다.

실제 덤핑낙찰로 제약사로부터 견제를 받고 급기야 병원으로부터 계약해지되고 징계를 받는 등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 사례는 다양하다.

최근에도 모 도매업소 경우 공급확인서가 첨부된 모 제약의 항생제를 20% 이상 덤핑낙찰시키며 결국 제약사와 기존 도매업소로부터 공급을 거절당하자, 소송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도매업소는 애써 확보한 제품을 2-3달 비워놓으면 시장을 뺏긴다는 생각으로 차용해주다 손해를 봤고, 더욱이 나중에 재입찰을 붙일 경우 올라가기를 기대한 가격도 병원에서 20% 떨어진 가격을 거론함에 가격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됨)

비슷한 예는 지난해 심심찮게 보고됐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똑같은 과정과 결과가 재현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따고보자'는 방식도 영업전략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점.

다른 인사는 " 저지르는 것도 영업전략이라고 말하는 상황까지 진행됐다. 자유경쟁은 좋지만 피해를 주지 않는 가운데 공들인 영업을 통해 몫을 가져가야 한다."며 " 전 도매업계가 도매금으로 넘어가지만 개별 도매업소의 인식변화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약사도 적극 나서서 가격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결국은 제품을 주기 때문(제품을 안 줄 경우 공정위에서 문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 제약사도 저가낙찰과 제품공급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음)이라는 것.

일각에서는 제약사와 협의를 해서 가격을 내린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내린 것이기 때문에 마진을 안 주면 된다는 강성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고위 인사는 "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에 제품이 공급되는 것을 보면 이 제품이 과연 질적 수준을 갖춘 제품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든다. 소비자에까지도 연관될 수 있다."며 "공개경쟁입찰과 가격문제에 모순이 있지만 환자와도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지난해 입찰가격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나설 필요도 있다. 곤란하면 시민단체에 자료를 주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입찰시장이 혼전을 거듭하며 붕괴됨에 따라 도매업소들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전략으로 바잉파워를 키우거나, 특화품을 개발하면 굳이 입찰시장에서 득도 없는 난타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

중견 에치칼도매의 한 사장은 " 입찰로는 살아가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 사업다각화를 적극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