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GLP-1'…의약품 판매 '왕좌' 앉는다
2029년까지 GLP-1 연간 매출 1000억 달러 넘을 것으로 예상
가장 많이 팔린 'PD-1' 능가..종양학서 대사장애 해결 쪽으로 수요 변화
GLP-1 수요 증가, 제약 산업 진화하는 환경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3-18 06:00   수정 2024.03.18 07:43
GLP-1이 2024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약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9년이면 2위와 2배 가까운 매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진은 의약품 매출을 표현한 이미지. © 아이스톡

종양학 약물이 지배하고 있는 제약업계에서 새로운 종류 약물이 왕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GLP-1’이 주인공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 의약품 변화를 넘어 의료 우선 순위가 암에서 대사 장애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물 계열은 PD-1 억제제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GLP-1 계열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등이 PD-1 억제제들을 제치고 2024년 가장 많이 팔리는 약물 계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머크의 키트루다가 포함된 PD-1 억제제는 지난해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계열 약물이었다. 보고서 추정에 따르면, PD-1 억제제는 2024년 약 400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반면, GLP-1의 매출은 약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GLP-1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19.2%를 기반으로 PD-1과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가 예상한 PD-1의 향후 5년 연평균 성장률은 4.7%다.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2029년까지 GLP-1의 연간 매출은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PD-1은 약 6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전환, 약 5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GLP-1 매출 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매출 변화는 GLP-1의 인기를 입증할 뿐만 아니라 의료 분야 초점이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글로벌데이터 분석가 Kevin Marcaida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변화는 종양학에서 대사 장애 해결 쪽으로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세계적으로 대사 장애 유병률이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시장 변화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GLP-1 시장 장악은 단순히 대사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 급증 때문만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몇 개 주요 제품에 집중돼 있는 PD-1 억제제 시장과 달리 GLP-1 시장은 앞으로 다각화된 환경이 예상된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트루리시티 등 3개 약물이 글로벌 GLP-1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2029년에는 마운자로, 오젬픽, 위고비, 카그리세마(CargriSema), 리벨서스 등 5개의 GLP-1 제품이 시장의 83%를 차지하며 지금보다 더 경쟁적이고 역동적인 시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나아가 마운자로가 2029년 3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개별 제품에서 선두에 이름을 올리지만, 노보 노디스크가 폭 넓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GLP-1 시장의 55% 이상을 차지하면서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GLP-1 수요 증가는 제약 산업의 진화하는 환경을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라며 “기업과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점점 대사 장애에 초점을 맞추면서 GLP-1 성공은 업계 혁신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사 장애를 앓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GLP-1은 의약품 판매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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