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中 진출, 필수 전략은 ‘왕홍’ 협업

인기 및 인지도 앞세워 창의적 콘텐츠 생산..."홍보, 마케팅 효과 좋아"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필수 전략의 하나로 왕홍과의 협업을 내세우고 있다.  ©DALL.E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필수 전략의 하나로 왕홍과의 협업을 내세우고 있다. 왕홍의 인기 및 인지도를 활용해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생산, 브랜드나 제품을 매력적으로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왕홍이란 인터넷을 뜻하는 왕뤄(网络)와 유명인을 뜻하는 홍런(红人)의 합성어인 왕뤄홍런을 줄인 말이다. 쉽게 말해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유튜버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비슷하지만 중국에서는 유튜브, 구글 등 많은 해외 사이트들이 서비스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중국 자체 사이트나 SNS를  활용한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시나 웨이보, 웨이신, 텐센트 QQ, 유쿠, 런런왕 등이 있다.

이들은 SNS로 대중과 접촉하며 오락, 쇼핑, 여행, 요리, 패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방송을 제공한다. 

주로 생산하는 콘텐츠에 따라 라이브커머스 즉 이커머스 전자상거래 왕홍인 커머스왕홍과 사진이나 동영상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홍보형 왕홍 등으로 구분한다.

동아제약은 트러블 케어 전문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이 왕홍 ‘베베예예’의 라이브방송에서 1초 만에 2억원 매출을 돌파하며 완판했다고 밝혔다. 베베예예는 팔로워 수 223백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라이브 방송에서 판매한 ‘파티온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 S 3종 세트’는 방송 시작 1초 만에 준비했던 4300개 세트 물량을 모두 소진, 총 2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라이브 방송에 접속한 실시간 시청자 수는 최대 4만명을 기록했다.

동아제약은 현재 중국 티몰, 도우인, 샤오홍슈, 콰이쇼우 등 주요 온라인몰에 파티온 단독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방송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 내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고객과 소통을 늘려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제약업계 내 왕홍과의 협업사례는 매우 많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중국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인 도우인 및 티몰에 동성제약의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브랜드관을 오픈하며 중국 내 왕홍 마케팅 및 이커머스 전문 운영사인 KCM사와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동성제약 국제 전략실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급부상 중인 도우인 플랫폼에 론칭한 만큼 중국 내 유명 왕홍들과의 협업 및 라이브 쇼핑 등으로 당사 제품의 우수성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매출 증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은 디엔코스메틱스와 함께 만든 더마 브랜드 이지듀 홍보를 위해 지난해 콰이쇼우 팔로워 수 1700만명의 중국 최상급 왕홍 ‘루’와 ‘DW-EGF 멜라토닝 앰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판매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난해 말 '2023 실크로드 국제합작 한중포럼의 콰이쇼우 어워드'에서 다크호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화학도 지난해 중국에서 히알루론산필러 '와이솔루션' 매출 확대를 위해 메디컬-에스테틱 전문가, 패션 및 예술계 인사, 왕홍 등 60여명을 초청해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일동제약 역시 중국 온라인 채널 마케팅 활동으로 헬스케어 제품의 중국 판매실적을 크게 늘린 바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2021년, 일동제약은 판로 확대가 어려워지자 왕홍과의 협업을 시작했다. 

당시 일동제약은 1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궈시푸따루루’와 건강기능식품 ‘마이니’(MyNi), 기능성화장품 ‘퍼스트랩’(FirstLab) 등의 판촉 활동을 진행했다. 따루루와의 라이브 방송으로 ‘마이니 생생톡톡 비타씨’를 완판했다.

중국 경제에서 왕홍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지난 2020년 중국 왕홍 리자치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단 5분만에 총 65만봉을 판매했다. 또 다른 왕홍 웨이야는 광군제에서 무려 53억2000만 위안(약9725억원)의 물건을 팔아 치웠다. 한 통계에 따르면 왕홍과 관련한 산업 시장 규모는 2024년 7조 위안(약 128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왕홍이 실시간으로 상품을 소개하면, 소비자들은 댓글로 자유롭게 소통하며 상품을 구매한다”며 “홈쇼핑에 비해 시공간 제약이 없고 형식도 자유로워 홍보나 마케팅 효과도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KOTRA 충칭 무역관이 충칭 소재 주요 왕홍 MCN 회사인 ‘충칭룽보과학기술유한공사’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많은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만큼, 자사 제품의 위치와 타깃을 정확히 잘 찾아야 하며 마케팅 방향 설정, 관련 인증 취득, 협력 플랫폼 발굴, 중국 시장 내 동류제품 관련한 다방면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