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메디 "피 한 방울로 암 진단 시대 열다"
0.2ml 혈액으로 시간당 400명 검사…3,000명 예비임상 진단 정확도 94%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2-23 23:55   수정 2022.02.24 00:35
‘피 한 방울로 17종 암 진단’이라는 꿈의 기술에 대한민국 토종 청년들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좌측부터 이동용 대표, 장찬 연구원, 최재혁 연구원, 최인준 연구원, 문진희 연구원

주식회사 퓨리메디(대표 이동용)는 지난 22일 성수동에서 기술설명회를 갖고, 대사체를 이용한 종양 진단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카카오와 포스코, 씨젠 등 국내 유수의 바이오 투자 전문 기관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퓨리메디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출신인 이동용 대표(25)와 동문 청년들이 합심해 지난 2020년에 설립한 혁신 스타트업 회사로, 단 한 번의 채혈로 종양의 유무와 위치까지 판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을 하고 있다. 

설립한 지 2년밖에 안 된 회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들만이 가진 혁신적 기술 때문이다. 기존 단백질 기반의 종양표지인자 검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정확도와 고비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단백질 검사에서 나오는 60~80%의 정확도만 가지고는 임상의료 현장에 즉시 적용이 어려울 뿐 아니라, 대장암의 경우 1시간 내 처리할 수 있는 검체가 최대 70건 안팎이어서 낮은 효율성으로 인해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에 퓨리메디는 단백질이 아닌 ‘대사체’에 집중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먼저 울산과학기술원과 SCL 의과학연구소 및 7개 대학병원의 협력하에 진행한 3,000명 규모의 파일럿 임상성능평가 결과, 94%에 육박하는 높은 정확도를 확인했다. 대사체를 이용해 시간당 400건의 검체를 판별하도록 처리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고비용 저효율 문제도 풀어냈다.

또한 대사체가 종양의 위치별로 특수한 패턴을 가진다는 특성을 발견해, 종양의 위치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도 성공했다. 즉, 피 한 방울만 있으면 단순히 종양 유무뿐만 아니라, 종양의 위치까지도 확인이 가능한 혁신적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창업자인 이동용 대표는 “대사체를 이용한 종양진단이 국내에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세계적으로는 이미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종양세포와 정상세포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체의 비교 정량 및 프로파일링(profiling)을 통해 종양 유무와 위치를 판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도 다중 암 진단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대사체를 이용한 종양진단 기술을 본격 상용화시키는 것은 퓨리메디가 국내 최초이다”라며 “혁신 기술인 만큼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들 협조를 받아 3,000명이라는 충분한 임상성능평가를 거쳤으며, 향후에도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계속해 일말의 의구심도 존재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혁신 원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기존 종양 진단의 경우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울 뿐 아니라, 고비용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원이 고갈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창업을 결심했다”며 “퓨리메디가 보유한 혁신 기술은 고비용의 내시경, 조직 생검 등을 보완 또는 대체할 수 있어, 향후 국가 의료비용 지출을 줄이는데도 혁혁한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청년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문제 해결 의지도 밝혔다.

한편 퓨리메디는 올해 시리즈 A 투자 유치가 성공하면, 새로운 기술연구소 설립과 동시에 10만명 이상의 대규모 검체 분석 역량으로 키워 헬스케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종양 진단에 더하여 항암제 감수성 검사를 위한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도 빠르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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