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에도 ‘유전자 치료제’ 물결…핵심은 AAV 벡터
A·B형 모두에서 개발 활발…유럽 최초 역사 쓸 ‘벨록토코진’ 기대도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1-09 06:00   수정 2020.01.09 06:39

완치가 어려운 희귀 유전질환에서 미래 유망한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gene therapy)가 혈우병 치료에도 적극 도입될 전망이다.

또 대부분의 경우에서 AAV(adeno-associated virus)5 및 AAV8을 벡터로 이용한 개발 전략이 확인돼 여전히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중심에는 AAV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우병 A 분야에서는 그동안 AAV 매개 유전자 치료법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 중에서도 응고인자 8이 부족한 혈우병 A는 흔하지만, 이 응고인자를 만드는 데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에 있어 더 까다로운 대상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이 개발중인 벨록토코진 록사파보벡(valoctocogene roxaparvovec, 이하 벨록토코진)이 그 시도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벨록토코진은 AAV5-hFVIII-SQ는 B 도메인 삭제 인간 응고인자 8(B-domain–deleted human factor VIII) 벡터를 이용해 개발 중인 성인 중증 혈우병 A 유전자 치료제다.

현재 벨록토코진은 FDA에 허가를 신청했으며 EMA에서는 허가가 접수된 상황이다. 유럽에서 혈우병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 치료제의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것은 벨록토코진이 최초다.

허가에 제출된 3상 임상 결과를 보면, AAV5-hFVIII-SQ의 단일 주입을 받은 중증 혈우병 A 환자 2명(6x1012vg/kg 1명, 2x1013vg/kg 1명)에서는 추적 관찰 3년 후 응고인자 8 발현값이 1IU/dL 미만에 불과했지만, 다른 7명(6x1013vg/kg)에서는 20IU/dL을 나타냈다.

유니큐어(UniQure)는 혈우병 B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후보 물질 AMT-061의 임상 2상 결과, 실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실험 1년 후 응고인자 9의 수치는 정상치 대비 최대 50%, 평균 41%가 증가됐다. 이 물질에도 역시 AAV5가 벡터로 적용돼 있다.

특히 다른 AAV 캡시드(capsid)를 사용해 보고된 데이터와 달리, 유니큐어의 AAV5 유전자 요법을 적용한 임상 시험에서 참여한 환자는 캡시드에 대한 세포 독성 T-세포 매개 면역 반응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유니큐어 측은 밝혔다.

혈우병 A를 타깃으로 한 AMT-180 역시 응고인자 8에 작용하는 AAV5 기반 유전자 치료법이다. 아직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발표된 바에 따르면 AMT-180은 혈우병 A 마우스 모델에서 응고인자 8 모방 활성을 나타냈다.

샤이어의 인수로 유전자 치료 기술을 취득한 다케다제약 역시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제약은 혈우병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향후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기존에 진행하던 혈우병 A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에 더해 새롭게 혈우병 B 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혈우병은 X 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해져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중 제 8인자가 없거나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혈우병 A와 제 9인자 결핍증인 혈우병 B가 대부분으로, 그 중 혈우병 A가 전체 혈우병의 약 8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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