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 개발, 새 접근법 필요
바이오인, 숙주·미생물 상호작용에 생태학적·진화론적 이해 등 접목
김정일 기자 jiki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8-08 06:00   수정 2019.08.08 06:34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숙주와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생태학적·진화론적 이해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바이오인)가 최근 발표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의 향후 연구방향’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투자 규모는 17억 달러(약 2.3조원)로 미국, 유럽, 중국, 캐나다, 한국, 일본 등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상당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연구자들은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요소 또는 손상된 요소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며 마이크로바이옴 특성이 임상 및 역학 연구에서 좋은 바이오마커가 될지 여전히 불확실하며, 입, 내장, 피부와 같이 서로 다른 신체 부위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짚었다.

일부 연구자들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제2의 장기(forgotten organ)인 것처럼 연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한계가 있는 접근법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주요한 특성은 발달 과정 및 평생 동안 스트레스 요인 및 질병에 대한 반응으로 가변성이 있다는 것.

보고서는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 개발을 위해 숙주와 미생물의 상호 작용에 대한 생태학적 및 진화론적인 이해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강조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치료법 발견은 미생물 및 미생물 군집이 인체 내 위치를 결정하거나 중요한 세포에 영향을 주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우스, 쥐와 같이 바이오의학 연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동물모델에서 발달의 기초가 되는 메카니즘을 연구한다면 인간과 미생물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도약을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 및 조정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새로운 개념의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이를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적용하려면 진화, 생태, 미생물학, 바이오의학 및 전산생물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와의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 간의 데이터 및 기타 자원배분 방식과 서로 다른 연구들의 상호 관련성을 아우를 데이터 표준과 조정 및 협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협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해양학(Oceanography) 분야의 사례를 참고해 생태 및 진화론적 원리에 근거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해양학 분야는 지구 표면의 70%에 해당하는 생태계 연구를 위해 연구 선박, 위성데이터 및 고속 컴퓨팅뿐만 아니라 물리·화학·생물·지질 및 기상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협력하고 있으며, 해양학 연구는 지구기후과학(global climate science)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미국은 2007∼2016년 약 1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중 20% 정도가 국립보건원(NIH) 지원으로 2007년 시작해 2016년 종료된 인간마이크로바이옴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 HMP)다. HMP는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로 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촉진시켰다.

여기에 유럽연합(Metagenomics of the Human Intestinal Tract, MetaHIT), 캐나다(Canadian Microbiome Initiative), 일본(Human Metagenome consortium) 등 국제 컨소시엄 및 개별국가 차원의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EU 중심의 인간 장내 메타게놈 프로젝트(MetaHIT)는 2008∼2012년간 총 2,100만 유로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중국을 포함한 8개국 14개 기관이 참여했다.

또한 2008년에는 국가 간 협력과 연구성과(데이터) 공유 목적의 국제인간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Consortium, IHMC) 발족했으며, 13개국이 가입해 데이터 공유 및 표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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