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유전병 신약 개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헌팅턴 무도병·투렛증후군서 개발 가속화 ‘눈길’

헌팅턴 무도병(Huntington’s chorea),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 등 신경계 유전 질환에 대한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일부 제약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헌팅턴 무도병은 HTT(huntington protein) 유전자에서 CAG 트리뉴클레오티드(trinucleotide)의 반복 및 확장에 의한 상염색체 우성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HTT 유전자 결함에 의해 돌연변이 헌팅턴 단백질이 생성된다. 환각, 정서 변화, 치매, 무도병 동작 등이 주 증상으로 꼽힌다.

최근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는 자사의 헌팅턴 무도병 신약 후보 물질인 IONIS-HTTRx(이하 HTTRx)의 임상 1/2a상 결과를 공개했다.

HTTRx는 HTT 전령 RNA를 억제해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의 농도를 감소시키도록 고안된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다. 연구팀은 HTTRx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이중 맹검, 복합 상향 선량(multiple-ascending-dose) 성격을 띈 임상 1/2a상을 진행했다.

대상은 헌팅턴병 초기 단계의 성인 환자들이며, 이들은 3:1의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HTTRx 또는 위약을 4주마다 척수강 내에 볼루스(bolus)로 총 4회 투여 받았다. 총 46명의 환자 중 34명은 HTTRx(10~120mg) 투여군에 포함된 환자는 34명, 위약군에 포함된 환자는 12명이었다.

시험 결과 1, 2 등급의 부작용이 환자의 98%에서 보고됐다. HTTRx로 치료한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실험실 안에서 임상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없었다.

HTTRx 투여로 인해 CSF에서 돌연변이 헌팅턴 단백질 농도의 용량 의존적​​인 감소가 나타났다. CSF에서의 HTTRx 최저(trough) 농도는 60mg의 용량까지 용량 의존성을 보였다.

GC녹십자는 지난 1월과 4월 중국 캔브리지 파마슈티컬스(CANBridge Pharmaceuticals)와 일본 클리니젠(Clinigen K.K.)사에 각각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intracerebroventricular)’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형이다. 상업화가 완료되면 뇌실 투여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의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된다.

뇌실 투여 제형은 헌터증후군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에 대한 치료 옵션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뇌실 투여 제형은 약물이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투과하지 못해 지능 저하 증상을 개선하지 못하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한독테바의 헌팅턴 무도증 치료제 TEV-50717(성분명: 듀테트라베나진)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투렛증후군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투렛증후군은 순간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게 되거나 소리를 내는 등의 경련(tic)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아동기에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나이가 들수록 차츰 나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해당 임상은 소아청소년에서 투렛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한 TEV-50717에 대한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무작위 배정, 장기 안정성 시험이다. 다국가 2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국내에서는 10명의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 임상시험에 참가할 예정이다.

앞서 한독테바는 투렛증후군 관련 틱 치료를 위한 TEV-50717의 고정 용량 3상 시험을 다국가 150명(국내 18명)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국내외 제약사들의 신경계 유전 질환 신약 개발 열기가 지속됨에 따라 유망 치료제의 탄생 또한 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