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핵심동력 의료비 절감정책과 바이오시밀러'
[기고]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김아름 전임연구원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9-17 06:22   수정 2018.09.17 06:22

 

2017년 8월 9일, 일명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발표된 지 벌써 1년째다. 발표 이후 제약업계와 의료계는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재정 부담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그러나 시행 1주년이 지난 지금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병실 보험 적용 등 정책의 시행으로 국민들의 병원비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노약자 및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료혜택의 폭 또한 상당히 넓어졌다. 이러한 점에서 문재인 케어의 출발은 성공적으로 평가될 법 하다.

다만 재정 확보 및 지속 가능성 측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초기에 추계된 재정규모는 5년간 총 30조 6천억 원으로, 이는 기간 내 평균 보험료 인상률을 3.2%로 유지하고 국고지원금을 매년 5천억 원 이상 추가함으로써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8년도 보험료 인상률은 2.04%로 결정되었고, 국고지원금 규모 또한 매년 증감을 반복하면서, 결국 필요한 만큼의 정부 지원을 조달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재정 문제의 해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가장 쉬운 방법은 약가 인하다. 급여 대상에 포함되는 의약품의 가격 인하는 즉각적인 재정 절감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의료비 절감 정책에서 시도하는 방법이다. 그 예로, 유럽은 대부분의 국가가 공공의료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일괄약가인하조치, 제네릭의약품 장려책 등을 통해 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약가 인하는 제약업계가 문제인 케어에 반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2012년에 있었던 일괄약가인하조치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계는 이미 한차례 큰 타격을 입었는데, 또다시 약가 인하를 감행하는 것은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괄약가인하조치 이후 국내 제약사는 매출 부진에 시달렸으며, 이를 탈피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들여온 의약품의 판매를 통해 매출 회복에 성공했지만, 결국 ‘남의 물건’을 팔아 만들어낸 ‘거품’에 불과하기 때문에 약가 인하는 적절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

이에 제약산업의 새로운 바람인 바이오시밀러에 주목해 볼 만하다. 2020년 전후로 있을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료에 맞춰서 많은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투자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바이오의약품은 뛰어난 효과와 낮은 부작용으로 희귀·난치성 질병에 주로 사용되는 반면에 합성의약품에 비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치료비가 상당한 편이어서, 오리지널 대비 20%~40%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할 경우 의료재정 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의료 행위 시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한다면 의료비용 중 국가부담부분을 그만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삼정KPM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재정부담이 큰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복제의약품, 특히 바이오시밀러를 적극 도입 중이며, 2020년까지 미국과 EU 주요 5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 나타날 의료비용 절감 효과는 최대 1,0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산업계 입장에서도 미래 유망주로 바이오시밀러를 주목할 만하다. 국내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시장의 규모, 영세성 등의 이유로 R&D 투자가 적어 때문에 자체 경쟁력을 지닌 신약을 보유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국가적으로 뛰어난 생명공학기술과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산업 진출에 유리하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는 상대적으로 신약개발보다 금전적·시간적 비용이 덜 소모되기 때문에 투자 대비 성과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유럽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였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4(베네팔리)’는 연간 1억 60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달성(2016년 기준)하는 등 이미 주요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상황이다.

나아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바이오베터 시장까지 노려볼만하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제약사와 특허분쟁의 여지가 있는 반면,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량한 것이라는 점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별개의 특허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즉,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 독자적인 특허권을 통해 기술을 보호받으면서 동시에 기존에 오리지널 의약품이 점유한 시장에 도전할 기회도 획득할 수 있게 되어, 보다 매력적인 시장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다.

그렇다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통해 우리 제약산업의 내실을 다지고, 나아가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과 국가 의료재정 절감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보는 것은 어떠한가.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